- 전통가옥을 개조한 여관과 식당-
개성민속여관
개성 남대문 북쪽에 위치한 개성민속거리에는 민속여관 50여동이 줄지어 있다. 조선시대 전통가옥단지를 여관으로 개조하였다고 하는데 담쟁이가 벽을 타고 올라 세월의 이끼를 온몸에 감싸 안고 대문을 굳게 잠근 채 사그라질 듯이 가만히 숨죽여 엎드려 있었다.
그 옛날 한량묵객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명월 황진이도 기거했을 기생집 골목인 전통가옥단지를 가로 지르는 실개천에는 수양버들, 감나무 오죽 등의 나무들이 다소곳이 자라고 있어 이곳이 겨울에도 그다지 춥지 않은 북한에서는 최남단인 분지형의 땅임을 알 수 있었으며, 말끔히 손질된 개울에는 맑고 작은 물줄기만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
관광객의 식당으로 사용되는 민속여관 중 한집인 백송식당에서의 점심은 노란 놋그릇에 밥과 반찬을 모두 뚜껑을 덮어 가지런히 놓은 11첩 반상기 앞에 앉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애리한 아가씨들의 봉사를 받으며 먼저 백두산 들쭉술로 반주 한잔부터 마셨다.
계란찜, 고사리 볶음, 도토리 묵채, 개성 특선약과 등 개성 토속음식이라지만 우리의 1960년대 시골 잔칫집에서 먹던 음식 같다.
햇살 밝은 실개천 따라 산책로를 거닐어보니 여기도 봄볕이 완연하고 나뭇가지에 새잎이 돋거늘 우리 일행 외에는 사람이 없는 텅 빈 거리여서 적막하기 그지없다.
어느 대문을 두드려보나 인기척이 없이 잠겨 있는데 담 벽에 시설된 벽보에는 위대한 수령님 과 장군님을 찬양하는 것과 인민을 선동하는 선전계시물이 붙어있으나 주민들은 없고 이곳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가끔 보일뿐이다.
민속여관(식당)에 차려진 점심식사 반상기와 종업원
민속여관 골목 (명월이가 있던 기생집도 이곳어디 였는데....)
이 골목 담벽에 설치된 북한당국의 게시판 온통 선동선전 문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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