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작품

인간의 원죄

돌 박사 2008. 7. 16. 01:05

 

      인간의 원죄

                                                   석 도 익


서울에 가서 살고 있는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난다. 자기가 서울 와서 산지도 많은 세월이 흘러갔는데도 매일같이 무엇이 그리 바쁘고 찌들려 사는지 무표정한 모습으로 몰리고 쏠려 다니는 인파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바삐 살아왔단다.

 즐겁고 신나는 일이 별로 없이 그저 그렇게 사는 것이 각박한 도시생활이거니 했는데 2002 월드컵 때는 그 많은 인파들이 하나같이 얼굴에는 온통 웃음이 가득하고 생기가 있었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마냥 좋은 사람만 가득한 것 같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가 애국자 같더란다. 그때 모처럼 값비싼 휴대전화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던 그가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요즈음 서울에서는 모두가 불경기 인데 양초업자는 호황이란다. 서울 월드컵 때같이 수많은 인파가 한 달이나 넘게 밤마다 모여 촛불시위를 벌리는데 그게 얼마냐는 것이다.

 미국 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이 많은 군중들이 쇠고기를 먹어준다면 꽤 많이 소비될 것이다. 그러니 미국은 우리시장을 공략하려고 혈안이 되어 뚫고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거라도 사주고 우리 공산품을 팔아야 경제가 살아날 것 같다는 생각이 맞물린 것이다. 그래서 서로 작전을 짠 것인데 하필이면 미국 산 쇠고기에는 광우병이 의심된다고 한다. 먹을거리에 민감한 국민들이 난리일 수밖에 없다.

 이제 정부에서 승인만 떨어지면 우리나라 수입업자들은 창고에 쌓인 고기는 날개를 달고 시장으로 보내고 다투어 무역선마다다 고기를 싣고 들어올 것이다. 돈 많은 분들이야 한우고기를 먹겠지만 촛불시위를 하며 죽어도 안 먹겠다고 외쳐대던 서민들은 수입산 쇠고기인줄 알면서도  먹게 될 것이다.

 어쩌랴 이 모든 것이 인간이 저지른 원죄다. 소는 초식동물이라 풀을 먹여 키워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동물의 먹을 거리마져 바꾸어 빨리 키워서 재미 보려고 고기 사료를 먹여 키웠다. 소가 먹지 못하는 동물사료를 먹으니 몸에 변화가 일어나 발생된 것이 광우병이다.

 자연의 섭리를 인간의 욕심이 어긴 것이다. 성경에서는 인간이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따먹어 원죄를 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기어이 하고 마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그 무서운 에이즈도 같은 맥락의 결과다.

 서부에서는 가축을 몰고 초지를 쫓아다니며 살아야 하는 목동들이 가축에게 성욕을 푸는 과정에서 얻은 병이다. 이 병 역시 보통의 의술로 고치지 못하고 급속히 퍼져만 간다.

 이것뿐이 아니다. 사람이 자연의 정복자라도 되는 듯이 스스로 그렇게 되어지는 자연의 섭리를 어김으로서 온갖 재난을 되돌려 받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