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작품

오백년의 세월을 묻어버리고(1)

돌 박사 2008. 7. 4. 23:44

                      오백년의 세월을 묻어버린 고려의 도읍지 개성을 7회에 나누어 발표해 드립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사진은 남한 한계선을 넘어 비무장지대를 연결한 교량- 

고려 오백년 찬란했던 역사의 땅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고…….

오늘 이 순간  초등학교 때 읽은 기억으로 이 시조를 떠올리며 개성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내가 알 수 없는 지나간 시대, 사극에서나 묘사되던 지역이다.

  내가 군 생활을 하던 1970년대, 전방 중부전선 비무장 지대지피에서 대북방송을 하면서 망원경으로 바라보면 어렴프시 보이던 적진 속에 가장 가까운 도시를 이렇게 우리 관광버스로 돌아 볼 줄 어찌 알았으랴!  깊은 감회에 젖어든다.

 지난날 총구를 겨누고 긴장하며 바라보던 북녘 땅으로 간다. 경의선도로 (임진강 역 부근)에 설치된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간단한 출경절차를 마치고 관광버스에 올라 차창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눈에 담으며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일본의 강점에서 해방이 되고 일본을 제압한 국가들이  통치하기 위해 국토를 절반으로 가른 삼팔선, 이미 예고되어진 빼기는 나누기로 바뀌고 가속되어 서로 반대방향으로 이민족 화 되어갔다.

 더욱이 6.25라는 민족전쟁을 감행한 북한은 민족적 원한을 쌓아 더없는 원수지간이 되어서 헤어진 가족일 지라도 서로 쉽게 부둥켜안을 수 없게 된 긴 세월을 원한과 그리움의 갈등으로 대립하며 살아온 통한의 한 백년이 흘러왔다.

 개성은 고려 오백년의 도읍지로 한반도 중부에 위치한 도시로 6.25전쟁 시 북쪽에 빼앗긴 3.8선 이남의 땅으로 상업과 농업 경공업 등이 고루 발달하였고 지금까지도 개성상인을 우러르고 있을 만치 상업중심도시였다.

 본래는 경기도에 속해 있었으나 북조선 치하에서 1951년에 개성지구로 바뀌었고 다시 개성직할시를 거쳐 2003년부터 황해남도에 속하게 되었다. 지금은 개성특급시로 되어있으며 우리나라가 추진한 개성 공업지구가 있다.

 군사분계선을 넘자 북한 군인이 탄 군용 지프차가 선도하여 간다. 차창밖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북한군의 초소와 경직된 북한군이 보이는 것은 당연한데 오월의 신록을 보면서 왔는데 휴전선인 군사분계선을 넘자 아직 이른 삼월의 초봄같이 썰렁해 보이는 광경에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북방한계선에 철문을 통과하고 조금 가니 개성공업단지의 모습이 보인다. 개성공업단지에 공급하기위해 서울에서부터 계속 이어온 우리의 전신주며 옆에 나란히 평행을 유지하며 따라오는 철도하며 우리가 가고 있는 아스팔트도로가 아직은 낯설지 않았고 북측출입사무소 또한 우리남한 측에서 건축한 것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북측 출입사무소에는 군인들이 곳곳에 서있었고 세관원들이 다른 나라 입국절차와 같이 입국선과 심사대 몸수색 등을 철저하게 한다. 외국에 입국하는 것처럼 경직되지 않는 것은 같은 동포라는 이유에 서일까? 처음으로 대하는 그들이 반갑기도 하다.

 우리 일행은 입국심사를 마치고 다시 우리 관광버스에 올라 잠시 기다리니 북한 안내원 20여명이 줄지어 나오더니 각자 2~3명씩 버스마다 분승한다.

 이제부터는 그들이 안내를 한단다. 하나같이 젊고 깡마른 그들은 허름한 양복을 입었지만 깔끔한 타입에 눈빛이 강렬하다. 처음부터 기선을 제압할 것 같은 느낌이나 막상 그들은 우리 일행을 안전하고 즐겁게 안내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역력히 나타난다.

 버스는 출입사무소를 빠져나와 개성으로 향한다. 바로 옆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상주하여 활동 중인 개성공단을 지나게 되는데 여기는 북녘 땅이지만 우리나라 어느 공장이 밀집한 도시 같다.

 안내원 말로는 이제 1차 사업계획에 의하여 실행된 것이고 앞으로 2차 3차 사업에 의하여 많은 공장이 들어서게 하기위하여 계속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며 북측의 노동인력을 기술연수를 시켜 남측이 원하는 공장에 충원시키고 있으며 지금도 연수중인 노동자가 많이 있다고 한다.

 안내를 하는 북한청년의 기대에 찬 말을 들으니 가슴이 벅차고 목구멍이 뻐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