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원 일 기
박수칠 때 떠나라.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고향을 더욱 그리워하게 된다.
누구나 자기가 태어난 곳이 고향이라고 한다면 복잡한 도심속일수도 있고 외로운 섬일 수도 있는데 고향! 하면 우선 조용한 시골 마을을 떠올리게 되고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그리게 된다.
전원일기(田園日記)라는 우리네 마음의 고향을 보여주는 포근한 제목으로 1980년 10월 21일 막을 올린 MBC TV 주간드라마가 우리나라 방송역사상 가장 장수 프로로 기록하고, 수많은 사연과 아쉬움을 접으면서 22년 2개월이 되는 2002년 12월 29일 제1088회를 마지막으로 농촌드라마의 막을 내렸다.
전통적인 농업입국임을 자처했던 지난날 가난에서의 탈출을 위한 산업사회로 치달리면서 일어나기 시작한 농촌의 이농현상을 안타까워하며 시작한 전원일기다. 첫 방송 “박수칠 때 떠나라” 의 주제처럼 너도나도 떠날 수만 있다면 떠나서 사람 많고 돈 많이 끓는 도시에 가서 출세하여 돌아오라는 시골 무지렁이 부모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또한 앞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농촌을 뒤로하고 떠나야했던 젊은이들에게 보내주던 이별의 아픈 박수로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버리고 떠나갈 수만 있다면 떠나갔어도 언제나 마음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고향이고 모든 사람들의 기본 삶의 터전이 농촌이기에 이곳에는 언제나 빈자리를 대신하며 뿌리고 거두며 땀 흘리고 땀 닦을 때의 시원함과 보람으로 피곤을 잊고 남은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서로가 거들고 같이 아파하고 정을 나누는 풋풋함으로 나무그늘 아래는 언제나 정감이 있기에 이들을 찾아 채널을 고정시키곤 했다.
우리 농촌의 이야기를 대변해주고 그 아픔을 누구에겐 가는 전해주려는 시도는 농촌사람들로서는 너무나 고맙고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드라마 내용의 처지를 자신의 일로 생각하면서 아픔을 견디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이하 계속-
석도익 작 수필<전원일기 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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