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수필화)

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

돌 박사 2007. 7. 11. 22:05
 
 

                  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


 흰 머리카락이 수없이 생겨나 이제는 뽑아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서야 어느 날 갑자기 솟아난 새치

머리카락을 한 올 뽑아주는데 십 원씩 준다는 말에

어린 딸아이는 아버지의 머리를 뒤적이며 흰

머리카락을 뽑으며 얼마 되지 않다는 것에 욕심을

내서 뽑은 머리카락을 몰래 가위로 반씩 자르던

때가 행복했었다.

 가고 또 오는 봄이야 별다른 게 없다지만 해마다

새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은 지나친 설렘 때문일까?

봄이 혹시나 저 멀리서 오고 있지 않나 하고 밖에

나가 보았으나 매서운 바람은 마음만 할퀴고 지나가

마중하러간 버스종점에 막차까지 보내고 그래도

혹시나 기다리던 임은 끝내 오지 않아 뒤 돌아서던

마음과 같이 텅 빈 가슴으로 집에 들어서니

유리창으로 들어온 봄은 방안하나 가득 퍼져 있었다.

 주먹같이 커다란 눈송이에서도 온기 같은 연한

봄 냄새가 나고 쌓인 눈도 오래 못 가서 생기

넘쳐나는 흙을 드러낸다.

 산골짜기에서 들리는 봄의 소리는 또 얼마나

정겨운가. 추위에 서로 엉켜 겹겹이 얼었던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는 그 어느 음악이

이리도 고울 순 없는 봄의 교향곡이다.

 햇볕이 놀다간 노란 잔디 속에서는 파란 싹이

돋아나고 산언덕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나면

나른한 하품에 기지개 켜며 무서운 생명력에

온 세상이 새로움을 잉태한다. -이하생략-               

        석도익작 수필<아름다운세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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