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인생칼럼>

위험한 건널목

돌 박사 2025. 4. 3. 06:24

  


<인생칼럼>

위험한 건널목에서

          소설가  석 도  익
                
신호등이 설치되어있지 않은 횡단보도를 건너 가야하는 사람은 차가오나 살펴서 빠르게 건너야 하며, 이 도로를 지나가야 하는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역시 건널목을 건너려는 사람이 없음을 확인 후 서행으로 지나가야 한다. 횡단보도가 없는 곳에서도 무단횡단 하는 보행자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자고 새마을운동을 펼치던 70년대 자전거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았는데,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마이카시대가 올 것이라는 정부의 비전홍보를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꿈이 진즉에 실현되어 자가용은 물론 자동차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시골길에도 자동차가 줄을 이어 달리고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는 넓고 좁은 도로에는 자동차들이 물 흐르듯 꼬리를 물고 달려간다. 한편 어디를 가나 도로나 골목길에도 잠시 주차할 곳이 없는 자동차 포화상태다.

생활을 편하고 쉽고 빠르게 하려고 이용하는 것에는 사고의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라 아차 하는 순간에 교통사고로 귀중한 몸을 다치고 생명을 잃게 된다.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교통관련법이나 규정으로 촘촘하게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교통신호와 규정 속도를 단속하는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다. 인도와 횡단보도를 만들어 보행자 안전지대를 확보하고, 회전교차로를 만들어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신호등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게 하여 교차로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또한 보행자를 우선보호하기 위하여 횡단보도에서는 건너려는 행인이 없더라도 우선멈춤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이 세밀하게 안전대책이 있지만 끔직한 사고는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 슬프게 한다.

복잡한 시내에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저만치 보이는 건널목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사람이 멈칫하고 서있다, 차를 정지선에 세우고 먼저 건너가라고 손짓을 보내니 학생과 아주머니가 종종걸음으로 건널목을 건너가면서 고개 숙여 인사하며 감사하다는 미소를 보낸다. 삭막하고 사고의 위험이 늘 존재하고 있는 곳이 건널목이다. 이 모습을 보노라면 검은 아스팔트도로 위 하얀 선이 그려진 건널목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는 듯하다, 이런 일이 있었던 날은 마음이 뿌듯하고 선행에 복 받은 기분이라 그냥 즐겁다. 또한 모든 일이 맑음이다.

한편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하루를 순간에 망쳐놓는 지나가는 행인1. 행인2. 행인3.도 있다. 건널목을 지나가기 전 우선멈춤을 하고보니 저만치서 천천히 다가오는 아가씨가 있어서 기다려 주기로 하는데, 이 아가씨는 서있는 차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핸드폰에 눈을 묻고 그야말로 몽유병환자모양 건널목을 유유자적하며 건너가고 있다, 저러다가 가로등에라도 머리를 부딪치겠다 싶을 정도로 핸드폰에 심취해 있는데 게임을 하는지 아님 문자로 연애라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유치원생이나 어린학생들은 고사리 손을 들고 건너가면서 인사도 하는데, 이사회에 꽃인 청소년 청년들이 건널목에서 행인1 행인2 행인3 같이 건너가고 있는 것을 보면 앞이 흐려진다.

차를 멈추고 자기를 위해 기다려 주고 있는데 예의를 차릴 줄 모른다면 빨리 라도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배신당한 느낌에 흥분되어 가속페달을 밟게 된다. 우울한 기분이다. 그날에 운수는 흐림이다.

옛 부터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는 인사를 하지 않아왔다, 지금도 높은 건물에 승강기를 타고 오르내리면서도 함께 타고 가는 낯모르는 사람들과는 누구나 침묵이다. 다행하게 등산을 하면서는 낯모르는 사람과도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인데, 이제 건널목에서 운전자와 행인들과의 인사가 많아지면 메마른 사회에 아름다운 오아시스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