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천국에 카드

돌 박사 2024. 7. 30. 15:38

< 칼럼 >

            천국의 카트

      소설가  석 도 익


조선왕권말 쇄국정치와 당파정쟁은 국력쇠약으로 이어져 일본에 국권을 빼앗기고 식민통치 36년을 겪고 광복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민주주의로 걸음마를 걸었으나 공산집단에 의해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치르고, 폐허가 된 이 땅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과 굶주림을 극복하며,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고 허리가 휘어지고 손발이 무디도록 일해서 국가를 재건하고 조국근대화를 이룩한 주역이 지금의 어르신들이다.

자식들에게는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하겠다는 오로지 이 욕심하나였지 지금의 이런 세상이 올 줄은 아무도 몰랐고, 당시에 이런 세상을 꿈꾸었다면 그건 상상만 하던 천국이었을 것이다.

천국이라고 상상한 것이 그곳에서는 배부르게 먹을 것이 많고 언제나 꽃이 피어있는 아름다운 곳일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어느 종교에서 제시하는 천국이나 천당에는 죽어서야 간다지만 지금 현 세상에서 열심히 일하고 노후에 맞이하는 삶에 풍요가 바로 천국이라 말들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옛 날 분들이 이야기하던 신선들 같다.

구름을 타고 다닌다는 신선같이 비행기 타고 여행 다니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한 마을 경로당에서 맛난 음식 나누어 먹으며, 친구 분들과 바둑이나 장기를 두며 유유자적하는 모습이 신선이 아니겠는가? 열심히 일한 분들 노후에 전원생활의 꿈을 이루려고, 넓은 내 홍천 같은 아름다운 마을로 귀촌 귀농하여 채소나 꽃을 가꾸며 취미활동을 위하여 노인복지관을 찾는 분들의 좋은 자동차가 넓은 주차장을 가득 메운다.

무료하고 소외되고 있다는 외로운 마음을 위로하고, 용돈도 챙기고 운동도 되고 정도 나눌 수 있는 노인일자리를 만들어 주는가 하면, 병원을 자주가야 하는 노인들을 위하여 의료비도 경감해주어 푼돈으로도 언제든지 병원을 다닐 수 있고, 독거어르신에게 찾아가 반찬이나 도시락을 배달하고 말벗도 해드리며 병원도 모시고 다녀오는 등 어르신의 손과 발이 되어주어 자식들 부럽지 않다는 복지정책과 복지행정은 이미 지상낙원을 만들어 놓았으며, 어디를 가든지 경로 우대해주어 접힌 허리도 펴고 다닐 수 있게 해주려는 노력이 눈에 보인다.

지금까지 디딤돌과 버팀목이 되어 부강한 나라를 이루어놓으신 어르신들을 위하여 복지정책은 고루고루 마련되고 촘촘하게 짜져 어르신의 손을 잡아 이끌고 나누고 도와주고 보살펴주는 복지행정이 나날이 숙련되어 간다.

천국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어디를 가더라도 어르신들을 예우하고 대우해준다.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관리하는 관광지나 명소 공원 등에 무료입장이나 우대요금이 적용되니 나이 많음을 당당하게 한다.

천국의 카드나 다름없는 복지카드는 지하철을 수시로 타고 경로석에 편히앉아서 다닐 수 있는가 하면, 우리 홍천군에서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위하여 올해 6월부터 교통카드를 발급해드리고 무료로 모시고 있다.

발 빠른 복지행정에 고마울 뿐인데 급하게 시행하다보니 이해충돌이 생기는 일도 있기 마련이다.

어느 어르신의 이야기다. 본인은 읍내외각에 살면서 아이들 다 가정을 꾸려 나가고 노부부가 살고 있는데 자가용이 많아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노선버스가 자꾸 줄어 하루에 몇 번 정도 지나가지 않기에 이용하기 불편하기도 하고, 늘 버스요금을 준비하여 승차가기가 쉬운 것이 아니어서 가급적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했는데 갈수록 힘에 부쳐  이웃에 있는 개인택시를 부르기도 했단다.

때마침 군에서 어르신무료교통카드를 만들라는 소식에 반갑게 카드를 만들고 홍천군어르신교통카드가 “천국에 카드”라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지갑에 모셔 넣고 한번 이용해보니 좋아서 지방자치의 복지행정에 고마움을 느꼈단다.

그런데 며칠 전 시내에 볼일이 있고 시간도 넉넉하여 버스를 타고가려고 나갔다. 시간표를 잘 모르니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무작정 한 시간정도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해서 자랑스럽게 카드를 꺼내 기계에 체크했는데 기계에서 이 카드는 사용할 수 없단다. 당황하여 다시 체크했으나 똑같은 말만 되풀이 되었다고 한다.

며칠 전에도 잘되던 것이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고 어리벙벙하고 있는 그에게 버스기사는 다른 카드나 현금을 넣으라고 하며 손가락으로 앞 유리에 안내 글을 가리키며 이런 일이 많아서 써 붙이고 다닌단다.

금강운수 시내버스 앞 유리창에는 8절모조지에 “이 차량은 인제군 시내버스입니다.” 라고 쓰여 있었단다.

어째서 인제군 시내버스가 홍천금강운수이고 인제방향으로 가는 것도 아닌 노선에서 운행을 하고 있는지도 의아하고, 홍천군에서는 어르신들에게 교통카드를 만들어 줄 때 이런 상황도 모르고 시행하고 있는지 모르겠단다.

시내에 잠간 다녀오려고 교통카드만 가지고 탔는데 무임승차나 하려는 꼴이 되었다. 다행인지 승객은 네 명이었으나 치매 끼 있는 늙은이가 한심하다고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앞좌석에 있던 아주머니 한분이 요금을 대신 넣어주어서 창피하고 고마운 마음을 순간에 겪었단다.

어르신들을 위하여 어떻게 하든 잘해줄려고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가상한 일이며, 어르신교통카드가 천국의 카드 같다고 자랑했는데 그 카드 땜에 늙은이가 수치스런 일을 당했단다.

혹여 군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정에 누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좀 더 세밀한 계획과 확인을 통해 꼼꼼하게 챙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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