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텃밭 오락회(娛樂會)

돌 박사 2023. 9. 12. 16:06

< 석 도 익 칼럼 >

      텃밭 오락회(娛樂會)

      소설가  석 도 익
  
햇빛 널리는 텃밭에 고운마음의 손길로, 알뜰살뜰한 정으로 키워온 풍성한 채소도 담아 오고, 애기감자 큰 감자 올망졸망 줄기에 달려 나왔다. 감자먹고 자란 굼벵이도 매미 되어 날아오고, 도시에 살던 매미도 고향이 그리워 돌아왔고 가을 귀뚜라미도, 파랑이 빨강이 노랑이 모두모두 텃밭에 모여 이야기 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오락회가 열었다.

옛 부터 영귀미면을 일제강점기에 행정편의상 동쪽에 있으니 동면이라 바뀌었는데 주민 소청으로 영귀미면 으로 다시 찾아 말과 같이 나갔던 사람도 도회사람도 “노래하며 돌아온다" 는 영귀미(詠歸美)같이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이 돌아와 둥지를 틀고 텃밭을 가꾸며 아기를 낳고 키우니 소멸위기의 농촌지역에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아름다운 영귀미면 사람들이 텃밭 마당에서 마을 단체 새끼줄이 주최하여 제3회 텃밭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소담한 영귀미면사무소 북 카페 벽과 댓돌이 무대가 되고 마당에 격 없이 모여 앉은 관객인 마을사람들 중에는 애기탄생 축하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는 마을에 아빠나이 50에 얻었다는 태어 난지 두 달 반 되는 복덩이부터 아들 딸 며느리 손자 할아버지 98세 할머니하며 온 가족에 모든 마을사람들이 다 모였다.

  여기에는 모나게 말하던 굴러온 돌이나 박혀있던 돌도 모두 텃밭에 울타리 되어 함께 어우러졌다.
유난히도 폭염으로 달구던 태양이 식지 않은 초가을 햇살이 너른 들녘에 벼를 여물 게 하느라 서산에서 머무를 즈음에서부터 땅거미가 줄을 뽑아 어둠으로 가릴 때까지 이어진 텃밭 오락회에 한마음이 되어 즐겼다.

볼거리 없고 놀 거리 없었던 지난날에는 마을 아이들이 넓은 집 마루를 무대로 처마 끝에 담요로 커튼을 치고, 마을 사람들은 마당에는 깔은  멍석자리에 모셔놓고, 노래도하고 춤도 추고 어설픈 신파도 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지난날 마을 사람들이 일없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문화공간이자 마을의 예술무대였다고 기억된다.

텃밭무대 나무그늘에서 색소폰 음률이 파란가을 하늘에 오선지를 그리며 가슴을 열어 놓은 다음, 사회자의 재치에 따라 세 가족 셋 다동이 모둠이 올망졸망 나와서 재롱 반 예쁨 반으로 귀염이 하나를 만들어 낸다.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이 풍년이라 보기 만해도 흐뭇하게 좋다.

창작노래 발표는 올챙이가 개구리 되어 고사리 손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8명의 창의음악 꼬마음악가들의 노래발표는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고는 4곡을 발표한다. 너무 예쁜 노래에 작은 아이들이 커 보인다.

  시와 수필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일하시며 문해반에서 공부하시는 할머니가 쓴 시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게 되어 너무 좋다 애들아 고맙다. 라는 시를 할머니가 직접 출연해서 낭독한다.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데, 어린 학생이 할머니 시에 답하는 시 “우리할머니들”에서 할머니가 쓰신 시는 글씨도 우리들보나 예쁘게 쓰시고 내용도 너무 좋아 우리 할머니 최고라고 할머니의 훌륭함을 존경하는 마음을 시로 낭송하여 모든 가슴을 따듯하게 만들었다.

특히 열 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청춘사진관의 노래는 무대와 관객을 한 폭에 담았다. 열 분의 나이를 합하면 천세에 가깝다는 사회자의 유머처럼 80이 넘으시는 어르신들의 노래와 소고춤은 세월의 흐름을 멈추게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밖에도 노래와 연주 뮤직비디오 밴드연주 댄스 등으로 텃밭 농사의 풍성한 수확으로 정을 모두에게 나누었다.

인구절벽시대 소멸되어가는 농촌지역에 사람들이 찾아오고 마을에 둥지를 틀고 이웃과 함께 텃밭을 일구어 일용할 먹거리를 심어 나누며, 농경문화에 도시문화도 다문화도 서로서로 심고 가꾸어 준다면 새로운 삶에 자연과 융화되는 인본홍익문화를 창출해 나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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