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인생칼럼>

사람사이 믿음과 보증

돌 박사 2023. 6. 1. 08:32

< 인생칼럼 >


사람사이 믿음과 보증(保證)

     소설가  석 도 익

  옛 부터 노름하는 자식이나 보증서는 자식은 낳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일확천금을 노리며 하는 도박을 노름이라고 하여 이것을 하는 사람은 재산을 탕진하는 것을 보고 겪은 사람들이 많고, 친구나 친척의 빚보증 서주고 보증서준 죄로 재산을 날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였기에 이러한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도박이야 지나친 욕심으로 하는 거라 욕심을 내려놓고 안하면 되지만, 보증을 서주는 것은 믿음과 나눔의 의협심이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일이다. 하지만 불확실한 시대에 어쩌다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신용보증서준 연대보증인은 채무자가 되어 변제해야하고, 이행하지 못하면 부동산이 압류당하고 경매에 넘어가며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아야 되기 때문에 금융기관 사무실은 수시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보증이란 사람의 신용이나 사물의 품질 등에 대하여, 틀림이 없이 믿을만함을 책임지고 증명함을 말한다. 특히 자금이 필요해서 은행이나 대부업자에게 대출을 받으려면 본인의 부동산이 있다면 근저당을 하면 되지만 담보능력이 없는 사람은 재력 있는 사람이 연대보증을 하고 대출을 받아야 했다.

각별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연대보증을 한다는 것은 부탁하는 사람도 부탁받은 사람도 망설이긴 마찬가지다. 연대보증을 서면서 만약에 채무자가 채무상환능력이 없어진다면 연대 보증인이 대신해서 변제할 것을 각오해야하기 때문이다.

살아가기 위해서 무언가 시작하려고 밑천을 구하는 방법은 사채를 빌리든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개인 사채업자들은 높은 금리와 횡포 때문에 꺼려지고, 은행은 문턱이 높아 기웃거리기도 힘들어 제2금융권에서 계 형식의 적금을 들고 대출을 받는 방법이 지난날에는 성행하였는데 신용대출인 경우는 보증인이 필요하고, 대출뿐만 아니라 취직에 필요한 서류에도 재정보증이나 신원보증인의 인감을 제출하고 서명을 해야 했다.

연대보증인도 아무나 세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재력이 있는 사람 둘이어야 되기 때문에, 친척이나 처가가 만만하고, 평소에 가장 친했던 친구 순으로 어렵게 부탁을 하게 된다.

필자가 금융기관에 근무할 때는 담보대출보다는 신용보증으로 소액대출이 많이 이루어졌었는데 이 과정에서 사람 살아가는 정과 인간관계가 엿보이기도 했다.

대출을 신청하려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재력과 신용을 자랑하며 담보제공하지 않고 보증 없이 대출 좀 해달라는, 자기 털도 안 뽑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친척이고 친구고간에 그 누구도 보증인을 못 구해서 서류작성도 못하는 제털 뽑아 제구멍에 박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보증인을 감언이설로 꾀어서 대출받고 안 갚아 보증인이 울고불고 난리 제키며 대납하게 하는, 남의 털만 뽑는 사람도 있으나, 은행에 보증인들이 찾아와서 서류작성하고 오히려 이 사람 대출 잘 부탁한다며, 만약 못 갚게 되면 자기들이 갚겠다는, 자기 털도 남 주고 남의 털도 나에게 심고 사는 사람들도 있어 주위사람들까지 마음을 따듯하게 만든다.

‘인생을 얼마나 잘 못 살았으면’ ‘얼마나 인생을 잘 살았으면’ – 답이 나온다.

더불어 살아가려고 하는 보증제도는 많이 달라져가고 있다. 이전에는 일상생활에서 꽤 남발하다가 2000년대 이후에는 정말 책임질 일이 늘어나서 제도개선으로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대출보증, 1년 무상 보증(AS)등 많이 생겨났다.
보험 분야에도 보증에 대한 보험이 있다. 어떤 계약을 할 경우 상대방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증보험사가 있어 보험에 들고 보험으로 해결되니 사람이 필요치 않아 사람과 사람사이가 멀어져가고 믿음이 약해지는데, 경제활동은 커지고 빈번해진 현대에 개인이기주의는 더 폭넓게 굳어져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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