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코로나와 자동차

돌 박사 2020. 3. 12. 20:41
2020-03-09 오후 2:39:47 입력뉴스 > 홍천뉴스

[석도익 소설가 칼럼] 코로나와 자동차


 

요즘은 시간이 안 간다. 이러다가 모든 게 멈출 것만 같다. 그렇게 빨리 가던 시간이었는데, 왜 이러나 했더니 가야 할 곳을 많이 못가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는 다 취소되고 심지어 경로당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운동시설에도 못가고 은행이나 병원 어디든지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야 한다.

 

얼굴에 절반이상이 가려지는 마스크를 쓰고 안경을 쓰면 입김이 서릴 때는 앞이 안보일 경우도 많다.

 

그래서 황사(미세먼지)가 심해서 경보가 내려져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었다. 마스크는 의료용이라 의사 간호사나 감기가 심한 환자에게만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써서 누군지 알아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고 일주일에 2장의 마스크를 사기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한심한 지경을 당하는데 확진자수는 날마다 고공행진을 하는 갑갑한 날들이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게 되었다. 2019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발병한 유행성 질환 우한 폐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이라고 했다.

 

발병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우한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비행기로 공수해 와서 무사하게 돌려보내기도 했으나 이제는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되어 연일 마음을 졸이며 방역과 치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코로나의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애초 문을 열어놓고 모기를 잡는 형국이 아니었나 싶다.

 

초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전염병으로만 알려졌으나 2003년 유행했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2년 유행했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과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신종인 것으로 202017일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전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되자 130'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937년 호흡기 질환을 앓던 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한다.

 

당시 이 바이러스를 발견한 사람은 바이러스의 외피 주변을 감싸고 많은 돌기들이 돌출되어 있는 모양이 꼭 왕관을 닮았다고 생각했던지 이 미지의 바이러스에 라틴어로 왕관이라는 뜻을 지닌 코로나(corona)로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이후 비슷한 모양의 ()을 쓴 것 같은 바이러스들이 닭과 칠면조 같은 가금류뿐 아니라 개, , 고양이, , 말 등 네발짐승에게도 차례로 발견되었으며, 사람에게서는 1960년대 감기 환자의 시료를 조사하던 중에 처음 등장했다.

 

그런데 코로나라는 말이 우리들 기억에도 있다. 바로 자동차의 이름이었다. 19559월 우리나라의 첫 국산차인 시발이 등장했다.

 

휴전이 되고 불하 받은 미군용 지프의 엔진, 변속기, 섀시 위에 드럼통을 펴서 만든 바디를 얹어 지프형태의 승용차 시발을 국제공업사에서 만들었다.

 

초기에는 1대 만드는데 수개월이 걸려, 1955년에 7대를 생산했고, 56년에는 1주일에 1대 꼴인 74대를 생산하는데 그쳤지만 1957년 새로운 공장 시스템과 인력을 확충한 후 하루 1대씩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후 혁명정부는 19624자동차공업 5개년 계획이 발표하고 자동차보험법이 제정되면서 국내 최초로 연 생산능력 6,000대의 대규모 자동차 조립공장인 새나라 자동차가 설립되었다.

 

같은 해 일본 닛산블루버드 승용차 부품 일부를 수입 · 조립해 생산하면서 새나라라는 이름에 최초 국산승용차가 탄생한 것이다.

 

19661월 신진공업이 일본 도요타와 기술 제휴를 맺고 신진자동차공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그리고 차관을 바탕으로 근대화된 조립공장을 건설해 토요타의 1,500cc급 코로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코로나나 크라운의 이름 뜻은 둘 다 왕관인데 코로나는 큰 인기를 끌다가 중국이 대만과 국교를 맺고 있는 나라와의 거래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정책을 내 놓자 일본토요타가 신진에서 철수하면서 코로나는 1972년까지 44,248대를 끝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참으로 역사는 아이러니하다. 코로나자동차가 생산을 중단하게 된 것이 중국 때문이었는데 이번에는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했으니 말이다.

 

어찌되었건 코로나 자동차같이 달려서 전 세계로 번지는 코로나19에서 모두가 무사하길 기원한다.

 

홍천군에서는 청정지역이지만 군민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 자체생산에 들어갔다. 멋진 대안에 응원하며 하루속히 코로나19를 물리칠 것이라 믿는다.


홍천인터넷신문(hci2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