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착한 사람이 왜 먼저 가나?

돌 박사 2017. 11. 30. 10:59

               < 인생칼럼 >


                       착한 사람이 왜 먼저 가나 

                                                                              

                                                         소설가 석 도 익


  겨울의 문을 여는 늦가을엔 스산한 바람이 불어선지 퇴색된 낙엽이 뒹굴기 때문인지 우울해 지는데, 이런 날 휴대전화를 통하여 문자로 부고가 오면, 더욱 쓸쓸해진다.

  모두가 바쁜 시대라 장례는 3일장을 치르므로, 서식에 준하여 부고를 보낼 시간적 여유가 없을 뿐 아니라 빠른우편으로 해도 장례를 다 치른 후에 받아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니, 전화로 부고를 알릴 수 있어서 편리하다.

  부고를 접하면 인생무상이란 말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다. 며칠 전에 만났던 친구라던가 또는 평소 존경하던 어르신, 아끼던 후배나 제자, 또는 늘 보는 이웃사람들…….

  돌아가시는 분들은 나이순서대로 가는 것이 아니다. 불의에 사고나 몹쓸 병으로 인하여 일찍이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다. 특히 최첨단의 문명을 누리고 사는 현대사회에서는 불의의 사고사가 더 많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그 수명이 있다. 수명을 다하면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자연의 순리지만이 좋은 세상 행복한 삶을 누리고 살다 천수를 다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야 큰 복을 받은 사람일 터이나, 평생 일만하다 이제는 먹고살만하다 싶을 때 느닷없이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아 우리를 슬프게 한다.

  장례식장에 문상 온 사람들은 침통한 모습으로 참 아까운 사람이 먼저 갔다고 하며 쓴 술잔을 비운다. 먼저 간 망자를 위로해서가 아니라 예상외로 서둘러 돌아가신 분들의 면면을 보면 다 좋은 사람이었다.

 착하고 법이 없으면 살지 못할 사람들이다. ! 착한사람이라고 느끼며 지내오던 좋은 사람만 빨리 돌아가는 것 같다.

어째서 착한사람들이 먼저 돌아가는 것일까?

  선자(善者)가 선자(先子)인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일을 하기위해 착한사람을 먼저 당신의 곁으로 데려 갔다고, 하며 위안하겠지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났다고 하는데, 이 좋은 세상, 장 고생 끝내고 복을 누리다 돌아가면 오죽 좋으련만 인명은 재천인가? 왜 신은 이다지도 불공평한지 모를 일이다.

  이 풍진 세상 사람으로 태어나서 착하게 살아가기가 더 힘든 세상이다,  잘살기 위해서는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하고, 남을 짓밟고서라도 위로 올라가려는 사람들도 많고, 남을 헐뜯어서 자기의 허물을 덮으려는 자, 법보단 주먹이 우선하는 세상에서 착하게 살아가려면, 억울하게 당하고도 울분을 누르고, 빼앗김을 당하면서도 참아야 하며, 자존심도 굽히고 자신을 낮추며 살자하니, 그 화가 뭉쳐 가슴에 화병이 되고, 더하고 더해, 합병증을 일으켜 몸이 견디지 못하여 숨을 거두고 돌아가는 것 아닌가 싶다..

  화를 참지 말고 그때마다 표출이라도 하며 살았다면 병이되지 않았을 터이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착한 마음 때문에 그러지도 못 했을 것이다.

  세상엔 그래도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더 많아 저승보단 이승이 좋다고 하지 않던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함께 더불어 웃으며 살기로 노력하는 착한사람인 선자(善者)가 신선 같은 선자(仙者)가 되어 오래오래 복을 누리며 사는 세상이면 그게 바로 지상천국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