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란이요.

 

 

삶은 계란이요

♧ 삶은 계란이요♧ 삶이란? 김수한 추기경께서 생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그가 기차를 타고 어려운 이웃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단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달리고 있는 기차 안에서 그는 이런 저런 상념에 빠져 있었다. 내가 과연 이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무슨 보탬을 줄 것인가? 인생이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를 골몰하고 있을 때 기차통로저쪽에서 판매대를 밀고 오는 홍익회원이 이렇게 외치며 다가오고 있었다. “삶은 계란이요” 우리들 삶에 커다란 버팀목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분이 암울한 시대에 웃음을 주고자 던진 한마디일지라고 사사하는 바가 너무 크다. 삶이란 사람의 줄인 말이다. (사라ㅁ) 인생을 또한 삶이라고 한다. 끓는 물에 달걀을 넣고 삶은 것을 삶은 계란이라고 한다. 우리말에 어법이 까다로워 혼돈될 수 있는 말이나 어쩌면 삶은 계란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계란은 분명히 닭이 낳은 닭의 새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계란그대로 있다면 그냥 알일 뿐 스스로 움직이거나 자라지 않는 그야말로 생명은 존재해 있으되 살아있다고 볼 수 없는 씨앗에 불과하다. 달걀을 어미가 지극정성으로 품어 주고 단단한 알을 깨고 나오려는 노력 없이는 탄생될 수 없다. 잘못된 알이거나 무정란이라면 생명을 잉태 못하고 골아버린다. 삶이란 스스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누구든 다 자기의 삶을 의지할 수도 양도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것이기에 바른길을 자기가 개척해야할 것이다. 삶은 계란이다. 석도익 작 수필<살아가는 길목에서 중에> 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