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칼럼>
병역명문가(兵役名門家)
소설가 석 도 익
‘사나이로 태여 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대한민국 군군이 힘차고 자랑스럽게 부르는 진짜사나이라는 군가다. 현역군인이 아니더라도 진짜사나이 군가를 부르거나 듣기만 해도 누구나 지세가 바르게 펴지며 힘이 솟구치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사나이! 어딘가 멋지고 힘 있어 보이는 말이다. 용기 있고 늠름하다.
우리들은 사나이란 말을 누구에게나 불러주지 않는다. 남자에게 그것도 젊은이에게 불러주는 멋진 호칭이다.
희망이 푸르고 힘이 용솟음치는 용기와 기백이 정의롭고 때 묻지 않아 밝고 젊음이 넘쳐나는 청년시절, 그 힘을 응집시켜 이 조국을 지키는 국군용사들에게 우리는 진짜사나이라는 칭호로 높이 불러준다.
지나놓고 생각하면 생애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아름답고 멋있고 잊어지지 않는 추억은 뭐니 뭐니 해도 군대복무시절이다. 오죽하면 남자들은 둘만 모여도 군대생활 이야기라 하지 않는가?
사회와는 격리되고 담과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병영안의 군 생활은, 각 지방에서 저마다 살다온 젊은이들로 구성된 집단, 엄격한 군율과 상명하복 질서의 굴레 속에 짜인 시간들, 어찌 보면 지루하고 생산성 없이 그냥 시간만 죽이는 허송의 시간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오해다. 실제 병영 생활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며 자기 자신을 찾고 조국을 알게 되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자신이 살아 가야할 목표와 시련을 견디는 끈기, 참을 줄 아는 인내, 할 수 있다는 용기 와 힘,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통제 기능 등을 망라하여 인성을 터득하고 깨우치게 된다.
우리나라 어떤 대학이 사회에 어느 기관단체가 이렇게 종합적인 것을 실시하고 배우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군대는 종합대학이다. 대한민국 사나이라면 누구나 병역의무로 군대생활을 할 수 있다.
국민으로 국방의 의무를 완수한 자부심을 북돋아 주려는 정부정책의 하나로 가족의 삼대가 병역을 필하면 병역명문가로 인정하고 병역명문가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필자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 있는 신분증이 바로 이 병역명문가증이다. 나와 아들 손자까지 3대가 모두 군복무하고 병장으로 전역한 병역명문집안이기 때문이다.
병무청에서 발행한 이 병역명문가증을 제시하면 잔잔한 예우를 해주기도 하는데 현역이나 그 가족만을 위한 군 영외마트(PX)에도 이들과 똑같은 자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정부나 지방자치의 공영주차장이나 공공시설에서도 요금 할인이나 무료로 해주며, 민간단체나 기업에서도 가맹하여 예우해주는 곳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병역명문가 제도는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한 가문에서 3대에 걸쳐 병역을 이행한데 대한 애국심과 긍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다양한 복지 혜택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현역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혜택과 유사하게 구성되어, 복무를 마친 이들에게도 세심한 혜택을 나누고 큰 자부심을 심어준다.
나라를 위해 3대가 군에 입대하여 병역을 필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이를 예우해주려고 하는 것이니 정말 좋은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해당되는 병역명문가는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자부심 또한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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