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넓은 내(洪川)이야기

능뜰 무궁화 오솔길

돌 박사 2019. 3. 30. 21:50

          능뜰 무궁화 오솔길

                                                              소설가 석 도 익

 

 홍천군 북방면은 춘천시와 경계하고 있으며 5번 국도로는 홍천군의 관문이기도 한데 북방면사무소에서 300미터 춘천 쪽으로 가면 화계초등학교 입구가 있고 50미터쯤에 작은 언덕 같은 동산을 돌아가게 되는데 이곳이 능뜰 근린공원이다.

이곳은 조선조 세종 때 함길도 조전첨절제사 (咸吉道叨助戰僉節制使) 충청좌도부만호(忠淸左道都萬戶) 충청도처치사(忠淸道處置史) 병조판서(兵曹判書)를 역임하였으며 문종 때 지중추원사(知中樞院事) 단종 때 판중추원사(判中樞院事)를 지낸 분이며 정유재난 1등 공신으로 연산군에 봉해진 양효(襄孝) 김효성(金孝誠)의 묘(墓)가 있는 곳이다.




 

또한 1919년 4월 1일 일제에 침략과 식민통치에 항거하여 자주독립 운동을

하다가 운명을 달리한 북방면민인 5의사(김복동 신여균 전원봉 최승혁 한용섭)의

애국혼을 추모하고 그 얼을 이어가기위하여 지역민인 남궁경옹이 앞장서서 주민들과 힘을 모아 추모비를 건립하였다, 당초에는 화계초등학교 교정에 세웠으나 이곳으로 옮겼다.

능뜰이라는 이름은 왕의 무덤이 있어서 능(陵)이 아니라 이지역의 이름이 능평리이기 때문에 능평에 있는 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3미터 높이 정도의 이 동산은 넓은 평원을 이루고 있어서 그 넓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치 한눈에 다 펼쳐져 있다.

북방면 소재지 화계초등학교는 홍천읍의 위성지역으로 변모하면서부터 학생 수가 급감하기 전에는 이 능뜰이 500여 재적학생들의 소풍지였으며 때론 놀이터이고 숨바꼭질로 다양하게 이용되었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까지는 발길이 끊기어 그 넓은 뜰이 나무와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 능뜰은 연안김씨 종중 토지로서 종중에서 면민을 위하여 기꺼이 공원을 설치할 수 있게 허락함으로서 이곳에 능뜰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오솔길을 만들고 주민건강생활시설을 겸한 근린공원을 2012년 12월 20일 시설하였다.

공원입구에는 양효정이라는 누각이 송림사이에 그림같이 있어서 벗과 마주앉아 이야기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가 하면 주위에는 각종 운동기구가 한적하게 서있고 마루를 놓은 마당에서는 마을 여인들이 밤이면 모여서 에어로빅으로 몸매를 가꾸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건 일편단심 무궁화 꽃길이다. 묘지둘레로 원을 그리며 이어지는 숲속 오솔길은 한 바퀴 도는데 700미터는 족히 되는 거리다. 참나무 고목과 노송사이로 부드럽게 이어진 오솔길 양편으로는 무궁화나무가 간격을 맞춰 줄지어 심겨져있어서 7월초부터 9월말까지 삼개월간을 줄기차게 피어나는 무궁화 꽃이 벌 나비와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을 반겨준다.

 

 

하얀 눈처럼 순백한 백단심과 수줍은 미소가 담긴 홍단심에 취해서 이른 아침 산책 나온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하다.

무궁화의 고장 홍천답게 아름다운 무궁화 오솔길을 걷고 있노라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오늘 하루가 즐겁게 이어질 것만 같다.

 

이런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보고 즐기면서 운동하였으면 좋겠다 싶지만 인구밀집지역이 아닌 곳에 위치해서 그 가치를 다하지 못함이 아쉽고 미안하다.

이 좋은 곳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서 많은 분들의 발길이 이어져 무궁화 오솔길에 대화가 끊임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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