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멀리 안보는 눈

돌 박사 2018. 1. 22. 20:04
2018-01-22 오후 3:48:33 입력 뉴스 > 홍천뉴스


[석도익 칼럼]멀리 안보는 눈


소설가  석 도 익



지난 날 금융기관에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향후 10년까지의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일이었다.

 

금융환경은 정치 사회 전반에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 곳이다. 이러한 상황을 총집합하여 중장기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경영전략인 사업계획을 세워 변화되고 발전되어지는 예상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이다.

 

중장기 사업을 기획하고 작성하기위해서는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워가며 수판알과 씨름을 하다보면 하늘이 노랗게 보이기도 하는데 “도대체 이런 것들이 뭐가 필요해 이렇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불만을 토로하며, 해냈는데 그러한 중장기 사업계획이 수립되고 그대로 실행하여 나가다 보니, 정말 짜 맞춘 듯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숙명 같았던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조국근대화’를 부르짖으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 분연히 일어나 피 땀 흘리며 일할 때 어느 누구도 공을 내세우려하지 않았다. 그때는 모두가 “우리” 와 협동이라는 한 마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개개인의 이익보다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먼 앞을 바라보며 경제개발5개년 계획에서부터 10년 20년이 걸리는 사업을 해냈다,

 

바다를 메워서 국토를 넓히는 방조제를 십 수 년에 걸쳐 완공하고, 세운 표지 석에는 도지사나 군수의 이름이 여러 명 새겨졌다. 임기를 마치고 다시 신임이 이어받아 진행하여 왔음으로 누구의 치적인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들이 일해서 어렵게 이루어놓은 것이 지금 잘살게 된 대한민국이다.

 

맹금류의 새들은 높은 하늘에서 날면서도 땅위에서 기어 다니는 조그만 생쥐의 움직임을 보고 사냥을 하지만 사람은 멀리까지 볼 수 있는 눈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안경을 만들고 망원경을 만들고 사진영상으로 멀리 있는 것들도 실시간으로 전송되어 바라볼 수 있게까지 발전시켜 놓았지만 실은 눈보다는 멀리보아야 하는 것은 생각이어야 한다.

 

작금에 실태를 보면 너무나 가까이만 보고 가까이만 생각하고 있다.

 

민주화로 대통령에서부터 지방수장도 직접 선거로 선출하는 선출직이므로, 선거 때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지방과 주민을 위해서 일 해보겠다는 지망생들은 어떻게 하든 당선되어야 하고 당선되어서는 자기 임기 내에 무엇이라도 해내서 인기를 얻어야 함으로 그야말로 바쁘다,

 

보이기 위한 사업, 그건 임기 내에 성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더욱이 전임자가 못 다한 사업은 뒷전에 둘 수밖에 없다.

 

지방분권을 부르짖는 지방화시대, 국가는 국가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먼 장래를 보는 것이 아닌 지금 무었을 해야 자신의 인기도가 유지되고 상승될 것인가에 목을 걸고 있으니 당연히 멀리 볼 수 없고 멀리 생각할 필요도 없어 소모성 이벤트에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당장에 달달한 선심으로 복지정책을 늘이고 선심행정으로 주민들에게 호감을 사는 게 가장 쉬운 일이다. 하긴 그들이 낸 세금이 곡간에 있고 모자라면 더 걷으면 될 일이니, 곡간열쇠를 넘겨받자 인심 펑펑 쓰니 이게 웬 떡이냐며 주민들은 주는 것이 고맙단다,

 

당연 인기는 올라갈 것이다. 과거 서울시장도 학생들 무료급식 때문에 그만두기도 했지만, 공짜에는 옳고 그름도 가리기 힘들다.

 

일터에는 일손이 모자라 난리인데 실업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이상할 뿐이고, 조금 일하고 그늘에 앉아 놀아도 돈 준다는 게 이상하고, 작년에 열흘을 냅다 쉬는 날로 만들어 주는 게 이상할 뿐이다.

 

자기 돈이면 그렇게 인심을 쓸까? 꼭 자기들 돈처럼 생색들을 내며 자기네 표로 만들고 있다.

 

중장기 계획은 고사하고 발등에 불이나 겨우 끄고 있는 국가나 지자체의 현실이고, “나라를 위하여 이것을 해주세요.”하는 국가이념을 가진 지도자는 없고, “국민을 위하여 무엇이던 해주겠다.” 고하는 지도자들이 많은 나라가 지금에 대한민국이다. 그래서 절말 좋아질 것 같은데도 왜 자꾸 불안해 지는지 모르겠단다.

 

앞으로 100년 대한민국 번영을 제시하는 멀리 보는 지도자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지방에도 50년 앞을 생각하는 지도자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