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성희롱 과 성추행

돌 박사 2015. 7. 14. 15:47

 

인생칼럼 - 성희롱(性戱弄)과 성추행(性追行)

 

 

 글쓴이 : 최고관리자

             ↑소설가  석 도 익 


성희롱(性戱弄)과 성추행(性追行)

출산율이 저조하다보니 어린아이들 보기가 귀해서도 그렇겠지만 요즘 어린아이들이 너무 귀여워도 선뜻 남의 아이에게 손을 못 댄다. 아이가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기라도 했다가는 성추행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세상이다.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믿을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 놓았기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한심한 노릇이다.
 지금의 어르신들 유년시절엔 옷을 안 입어도 춥지 않은 여름철이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벌거숭이로 뛰어놀았다.
 가난한 집에 아이들이 많으니 옷을 입히는 것조차 힘들었던 시절이라 그랬을 것이지만 또래들이 거의 그랬으니 의례 그런 것으로 알고 부끄럼 같은 건  없었다. 다만 마을에 아이들 놀리기 좋아하는 어르신들이 “고추 따 먹자” 하고 쫓아올 때를 제외하고는 옷 입는 것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웠다. 더우면 냇물로 풍덩 들어가기 편해서 좋았다.
 귀여운 손자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는 툭하면 “고추 좀 따 달라”하셨고 그때마다 고추를 잡아당긴 손을 내밀어 아낌없이 드리면 즐거워하시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예쁘고 귀여워서 표현하는 행동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든가 엉덩이를 다독여 주는 것이고, “허 그놈 장군감이네 이담에 여자깨나 울리겠다.” 라든가 “참 곱기도 하다. 부잣집 맏며느리 감이다.” 라는 덕담을 많이 했다.
 아가씨들이 지나가면 청년들은 대놓고 농을 걸기 일수였던 지난시절 소위 “시야까시” 라는 성희롱을 당하던 약자는 참기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못 들은 척 하고 지나치면 그만이었다. 역설이겠지만 이런 성희롱을 받아보지 못한 아가씨는 오히려 자기가 얼마나 인기가 없기에 남자들에게 “시야까시”도 못 받는가 하면서 서운해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은 여권이 신장되어 남녀평등을 넘어서 남녀동등인 시대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에서 말과 행동은 다른 사람의 마음과 몸을 불쾌하게 하거나 다치게 해서는 안 되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 정이 싹틀 수 있는 원천마저 봉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린아이가 귀여워서 쓰다듬어주다가 성추행으로 몰리고 가까이 지내던 사이에 막역하게 던진 농담이 성희롱이라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니 말이다.
 일부 몰지각한 자들의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이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할 반인륜적 범죄지만 이 법의 잣대 때문에 진정으로 따듯한 정의 교감이나 인성마저 차갑게 얼어붙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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