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전 전쟁의 상처로 피가 붉게 물들었던 조국의 산하는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렵게 풍요로움과 평화스러움으로 덮어졌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서도 이루어낸 피와 땀의 결실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반공을 국시의 제1로 삼고,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고 허리띠를 졸라매가며 일하고 절미저축을 해가며 국가재건운동과 새마을운동으로 모두가 하나 되어 자주 자립 협동으로 쌓아올리고 세운 공든 탑이다.
세월은 흘러 조국을 위해 희생한 영웅들은 백골이 진토 되었고 그들이 몸 바친 통일을 보지 못하고 있어 한을 풀지 못한 영령들은 구천을 떠돌고 있을 터인데 우리들의 부모형제가 지켜낸 나라에서 배부르고 몸 따듯하니 지난일 잊어버리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
전쟁을 직접 겪어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슴에 묻어둔 상처가 너무 깊어서 애써 감추고 있다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떠나가고 있으며, 이야기를 들었을 뿐 겪어보지 못한 세대들은 남의 이야기로 돌려지어 그 때의 상처는 보이지 않게 가려져 스스로 삭아져가고 있다.
혼돈과 질곡의 역사 속에서 이렇게 긴 전쟁은 세계의 역사상 그 유래를 찾기 힘든 민족의 남북 전쟁이다.
그러나 끝나지 않은 전쟁을 지켜오는 중에서도 이 현실을 터 잡아 정권을 잡아보려는 음모는 계속되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그릇된 거짓이 진실의 탈을 쓰고 민중을 파고들어 이간시키고 있다.
어린이 들이 북한이 좋다는 표현을 글에 발표하는 가하면, 알만한 어른들마저 6.25는 북침일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한다.
또한 어떤 말을 해도 신변을 보호받고 있는 것인지 정치인들의 입에서는 더한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행사시 나라사랑 의식을 가리켜 “애국가는 왜 부르게 하는가?” “왜 헝겊쪼가리에 불과한 국기 앞에서 경례를 하게 하는가?” 그것은 국민을 따르게 하려는 선동정치라고 하며 자신들의 행사 때는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를 부르는 의식을 하지 않는다 한다.
이러한 사람이 적지 않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은 정치지도자이며 교육자라니 모골이 서늘하다.
그들의 속 깊은 뜻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일는지는 모르지만 세상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 헛갈린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외눈박이 토끼만 사는 마을에 두눈박이 토끼가 가면 두눈박이 토끼가 이상한 토끼라고 놀림을 준단다.
그러나 외눈박이 토끼가 두눈박이 토끼마을에 와서 너희 두눈박이는 토끼가 아니고 외눈박이인 내가 진짜 토끼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어찌되었건 거짓을 진실로 위장한다해도 언젠가는 진실은 밝혀질 것이지만 말도 안 되는 이런 논란 속에 일어나는 분열과 혼란은 아무리 강한 국가일지라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