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흔히 쓰는 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큰 것으로 골라 먹는다.” 고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노력이나 댓가를 들이지 않고 거저 얻어지는 재화를 선호한다는 것인데...
공짜 천국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지나친 욕심 없이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해오며 그것에 행복을 찾으며 살아왔다. 남에게서 자신이 필요한 물건이나 돈을 꾸어 오든가 빌려 쓰고 약속기간 내에 돌려주었다.
귀하지 않은 것이고 약에 쓴다니 거저 가져 가라해도 공짜로 가져가면 약효험이 없다하며 꼭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댓가를 지불하려 했던 거래정신이 민족정신의 바탕이었다.
집 없이 떠도는 거지(각설이)도 그들은 떳떳하게 얻어먹고 대신 고마움으로 그 집에 복을 빌어주는 타령을 불러주는 것으로 보답하기도 했다.
그러한 우리민족의 자립정신은 일제강점 하에서 억눌리고 헐 뜯기게 되었고 해방이 되어서도 6.25라는 민족분단의 전쟁을 치루고난 잿더미위에서 살기위하여 먹어야 한다는 절박함에 세계 여러 나라의 도움으로 생명줄을 보존하게 되면서부터 변하게 되었을 것이다.
당시 미국은 잉여농산물로 경제공항에 직면해 있을 시기에 미공법 480호에 의하여 원조 받은 밀가루와 옥수수로 전후가난을 견디어 내기에 이르렀다. 각국에서 보내오는 구호품으로 배고픔과 추위를 견디던 시절이다. 농촌에서는 생전 처음 보는 하이힐을 뒷굽을 잘라내고 딸에게 신으라고 하던 때였다.
가진 것이 없으니 얻어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염치불구라는 단어가 나오고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산다. 라는 논리에 먹는 것에는 공짜라도 크게 흉이 되지 않는다는 말로 공짜의 부끄러움을 희석시켜 놓는데 미국의 잉여농산물 원조가 씨앗을 뿌렸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에는 우리도 도움을 받았으니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가난한 이웃나라를 돕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음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 는 일상에 쓰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닌 듯싶다.
그러나 이 공짜라는 단어와 좋아하는 심리를 상술로 이용해서 돈을 버는 지금은 공짜 전국시대다. 공짜라는 밑밥으로 시선을 모으는 상술이 판을 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응모에 당첨되었으니 공짜로 상품을 보내준단다, 단 세금을 부담하란다. 홈쇼핑에서도 우수고객에게 홍보용으로 좋은 상품을 홍보기간에 보내니 상품홍보를 잘해달란다.
보내온 상품은 부가세만 부담했는데 세금가격에도 못 미치는 상품을 사게 되는 경우 허다하다. “공짜 폰” 이라는 문구를 버젓이 내걸고 장사한다.
그 좋은 성능의 휴대폰을 정말 공짜로 준다? 그래서 마음 놓고 새 휴대폰을 가져보면 단말기 대금 할부금이라 부과 하고 다시 얼마를 보전해주고 2년간을 그렇게 차액으로 받을 건 다 받아 챙기고도 계약기간 내내 꼼짝 못하게 묶어놓고 공짜라는 이름으로 많이도 갈취한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이 물밀듯이 우리들에게 덮쳐 와서 교묘한 상술과 사기는 공짜로 시작해서 마음과 눈을 흐려놓고 흥분시키고 간이나 쓸개 다 가져간다.
공짜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웃이 어려울 때 서로 돕고 함께하는 미덕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있는 자는 어려운자를 돕고 다시 어려움에서 있는 자가 되면 어려운자를 돕는 일 당연한 것이다. 이는 주는 것도 공짜는 아니요 받는 것도 공짜는 아니어야 한다.
새로운 우리국민으로 포용하여야 하는 다문화 정책이나 새터민 정책은 우리 민족문화를 바로 알게 하고 어울리게 하고 함께하려 함인데 무조건 우대하여 주는 것이 좋은 것일 수는 없다.
또한 자고나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복지정책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정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공짜라는 영양가도 없고, 민족정신의 기력을 쇠퇴시키는 정책만은 심사숙고하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