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계곡이나 강가의 아름다운 곳에는 꿈에서라도 그리고 싶은 운치 있는 별장이 더러 있다. 삶에 여유가 있는 분들이 가족이나 지인들이 와서 잠시 몸과 마음을 충전시키기 위한 집이란다. 이렇게 좋은 집이지만 일년에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날만 사용될 뿐 나머지 날들은 쓸쓸한 빈집일 것이니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까운 것이 이런 것뿐만은 아니겠지만…. 경제가 어렵다. 허리띠를 다시 졸라 매야 한다고 경제 환경이 나빠질 때마다 나오는 소리다. 그러나 “허리띠를 졸라 매려면 몸에 군살부터 빼야 할 것 같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작은 정부만을 표방하는 감원설에 공무원들만 복지부동으로 만들어 놓는다. 정부의 각 부처마다 서로 잘하려고 해마다 많은 예산을 먼저 확보하기위해 혈안이고, 이 예산을 따내려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복지 문화 예술 등의 모든 분야에서 각기 경쟁이나 하듯이 건물을 짓고 시설을 하려한다. 지자체에서는 국비 지원을 얼마라도 받으면 이것을 시행하기위해 열악한 지방재정을 짜내 하려하니 땅값이 헐한 곳에 모양만 갖추려는 형식이라 동서남북에 공공건물과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건물과 시설이 늘어나니 관리할 공무원이 더 필요해지고 관리비가 늘어나니 열악한 재정으로 힘든 터라 냉난방이며 제대로 된 서비스가 완벽할리 없어 우선 필요해서 사는 비닐우산이 되고 말 지경에 이른다. 한 가정의 식구들도 뿔뿔이 흩어져 따로 가야한다. 아이들은 동쪽에 멀리 있는 청소년 회관으로, 노인들은 북쪽에 있는 노인 회관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타야하고 장애우들 또한 셔틀버스를 놓치면 가지 못하고 여성은 서쪽에 여성회관으로…. 예술회관은 남쪽에 있고 문화원은 서쪽에 있으니 흩어질 수밖에 없고, 사회단체도 가락가락 흩어져 저마다 사무실과 회의실을 달라고 힘겨루기를 한다. 가족을 중히 여기는 사상을 해체시키려는 목적은 아니었겠지만 호적제도를 페기하고 핵가족을 모범답안지로 만든 가족관계증명서가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국비를 따내서 쓰지 않으면 다음에 안준다고 예산이 모자라는 데도 무슨 수를 쓰더라도 시행하여야 한다고 발버둥치는 지방자지행정이 안쓰럽다. 이게 다 우리국민의 피땀인 세금이 줄줄이 새고 있는 것이다. 하나를 하더라도 10년 정도는 앞을 내다보고 실행해야 하는데 선거직인 분들에게는 단기간에 인기를 얻을 수 있어야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예산을 해마다 비축하였다가 정말 쓸모 있는 사업을 하자. 지방자치에서도 아꼈다가 하나를 할지라도 백년을 바라보고 하자. 주민들이 근접하기 편리한 곳에 넓은 토지를 확보하고 모두를 두루 포옹할 수 있는 건물을 짓자. 노인과 청소년, 여성이나 장애우를 위하여 문화예술과 사회단체 육성을 위하여 그들이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춘 그런 집으로 하나만 지었으면 좋겠다. 커다란 공연장 하나면 되고 대회의실 두개면 되고 소회의실 세개정도면 두루 쓰고도 남을 것이며 나머지는 그들이 필요한 시설과 공간 사무실 등을 마련하고 중앙에는 모든 행정민원을 볼 수 있는 민원실을 둔다면 웬만한 도시나 군단위에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여기에는 민원처리와 시설관리 공무원 몇 명 있으면 될 것이니 관리비 절약되고 냉난방 제대로 할 수 있고 비어있는 시설 없고 사용 안하는 장소 없을 것이다. 온 집안 온 동네사람 이곳가면 다 만나고 여가활용하며 필요한 민원 모두 해결되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니 이 얼마나 좋겠는가? 온가족과 이웃들도 한곳으로 가니 어린이 청소년도 보호와 지도되고 노인들 보살필 수 있고 여성들 안심되고 문화예술 대중화 될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 백의 득이 되고도 남는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으니 제발 낙동강 오리알처럼 여기저기 만들어 놓지 말고 참고 견디다 제대로 하나 만들자. 후손들에게 물려줄 우리의 유산을 만든다는 사명으로, “허리띠도 몸의 군살부터 빼야 졸라맬 수 있다.” 석도익(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