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

사람 사는 이야기

돌 박사 2023. 10. 17. 22:14

<책머리에>

사람 사는 이야기

힘이 약한 동물은 종끼리 무리지어 살고, 사람도 모여 산다. 옹기종기 마을을 이루고 서로 돕고 나누고 지키며 이웃하고 사는 사람들, 우리들이 사는 동네 이야기가 삶의 역사다.

하루의 피곤을 휴식하도록 마련된 지난밤 어머니의 품속 같은 포근한 잠자리에서 재충전되고, 부끄러움이나 더러움도 미움까지 싸안아 포옹해준 밤은 하늘 저 멀리서부터 열리는 빛에 어두움은 힘없이 흩어져 가고 땅에서는 새벽의 정기가 피어오른다.

마지막까지 서성이는 어두움의 찌꺼기는 환경미화원의 빗자루에 쓸리어가고, 해맑은 아침은 매일이 새롭고 아름다우며 밤새 정화된 맑은 공기가 상쾌하고 푸짐하며, 일찍 일어난 새들의 사랑노래가 즐겁다.

하늘이 고맙고 땅이 아름답다.

하긴 이 세상에서 고맙고 아름답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마는 나를 낳으시고 키워주신 훌륭하신 아버지, 자식과 가정을 위해 일생을 사신 어머니가 한없이 고맙고 자랑스럽고, 언제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형제자매가 있어 좋고 어려운 일에 큰 힘이 되어주는 친척이 있어 외롭지 않으니 좋았다.

창문 열어 눈인사하고, 사는 이야기로 풋풋한 이웃사촌들이 있어 든든하고, 바른길 가르쳐준 존경하는 스승이 있어서 거침이 없었다.

네 것 내 것 나누지 않아도 좋을 사람, 언제라도 달려와 줄 벗은 서러움에 반갑다 했듯이 즐거움으로 가득 찬다.

얼어붙었던 마음까지 녹아 생동하는 봄은 희망이 있어 가슴 부풀고, 푸르게 성장하는 여름은 건강해서 좋으며, 결실을 맺은 가을은 풍요로 넉넉하고, 잠자는 듯 조용한 겨울은 꿈으로 설렌다.

새싹은 새로움의 잉태며 꽃이 지는 것은 열매를 맺기 위한 소임을 다한 것이기에 추하지 아니하고, 단풍이 곱게 물들어 떨어지는 낙엽은 더 성장하려는 시작이다.

늘 새로움과 더 나아감으로 계속되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 여행 온 듯 살다가 돌아가는 길에는 행복을 만족하게 가져갔으면 한다.
    ㅡ책 읽기ㅡ


석도익내지_20230928055830-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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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6년 갈무리 10월 초삼일
       저자   누리  석도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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