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바람
소설가 석 도 익
새 달력이 두 달 전부터 찾아와 자기 차례를 기다리다 이제야 제자리를 찾아 걸렸다.
올해가 예수님이 탄생한 해를 원년으로 하는 서기 2023년 이고, 우리민족이 조선이라는 위대한 나라를 세운 때는 서기보다 2333년이 앞서기 때문에 단기4356년이다.
옛날에는 수탁이 꼬끼오~ 하고 울어야 날이 밝는 줄 알았지만, 지금은 가로등이 눈을 감아야 여명이 기지개를 켜며 아침이 오는가 보다.
언제나 새해가 되면 기대하는 것도 크고 바라는 것도 많겠지만, 돈이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만 주문하면 새해에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응애 ~ 애기우는 소리에 날이 밝았으면 좋겠고, 마을마다 애기우는 소리를 많이 들었으면 더욱 좋겠다.
자신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살려하는 젊은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일구어온 삶을 이어 사람 구실좀하여,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았으면 좋겠다.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 때문에 밭갈이 하는 소에게 풀 뜯어 먹지 못하게 입 막는 멍(마스크)을 사람이 쓰고 생활한지 오래되어 일상패션이 되어버린 입마개를 벗게 되어 사람들의 민얼굴을 보며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뒤늦게 민주주의 길로 접어들어 질주하다보니 중앙선을 넘을 때가 많았다. 민주주의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함께 가야 하는 것인데, 흑과 백의 논리로 떼싸움만 하고 있는데 국민이나 정치인이나 민주주의를 더 패우고 익혔으면 좋겠다.
거지가 없는 살기 좋은 우리나라에 거지가 하는 거짓말을 만들어낸 것이 뉴스가 되고, 뉴스를 만들어 내는 뉴스공장도 있어 가짜뉴스가 범람하는데 이를 믿고 우왕좌왕하는 한심한 국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위해서라며 국민을 방패로 국민을 앞세워 자신과 당의 이익을 취하려는 정치인이나 정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었는데도 선진국인줄 모르고 후진국에 머물러있는 정치인이나 국민은 선진국 국민임을 깨우쳤으면 좋겠다.
아이는 아이같이 자라고, 학생은 학생같이 공부하고. 청년은 청년같이 용감하고 남자는 남자같이 늠름하고, 여자는 여자같이 슬기롭고. 어른은 어른같이 지혜롭고, 어르신은 어르신같이 덕이 있으면 좋겠다.
일상에서 이기적으로 이탈하는 현실에서 우리를 찾고, 함께하는 우리 집, 우리 마을 우리지역 우리나라에서, 우리아이를 키우고 우리 아이들을 바르게 가르치고, 우리 부모를 공경하고 우리 어르신들을 보살폈으면 좋겠다.
노인으로 모셔두고 일할사람 없다. 하지 말고, 어르신들의 연륜으로 쌓인 능력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우리지역에서 지역에 창문을 열고 멀리 바라보며 만들어지고 이어져 전국생활문화 창달이 이루어지는 새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넓은 내(홍천)에 띄워 놓고 새해에 닻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