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홍어 낚기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홍어 수컷을 낚는 데에 홍어 암컷을 미끼로 쓰면 직방이다.
갓 잡은 암컷을 실에 묶어
도로 바닷물 속에 집어 넣으면
수컷이 암컷의 아랫도리에 달라붙어 그대로 따라 올라오지요
대롱 모양의 수컷 거시기는 두 개인데 희한하게 가시들이 촘촘 박혀 있어 발버둥쳐도 잘 안빠진다는 말씀..
거참, 그야말로 거시기 물린 셈입니다.
그렇게 해 종일 수컷을 낚다 보면, 아랫도리가 너덜너덜해진 암컷은 그만 기진하여 죽고 만다니...
하여튼, 짝짓기를 위해서라면
홍어도 한 목숨 거나 봅니다.
그런 홍어 좆은 뭍에 올라오면 완전히 '찬밥'이다.
홍어배가 주낚(홍어를 잡기 위해 심해에 늘어뜨리는 긴 낚시줄)을 걷어 올릴 때,
큰 암컷이 물린 채 올라오면 어부들이 신이 나서 "암치다" 라고 요즘도 소리친다.
수컷은 찬밥 정도가 아니라,
아예 '거세'를 당했다.
홍어꼬리가 가운데 있고, 양쪽에 꼬리보다는 짧은 '거시기'가 달려 있으니, 꼬리처럼 달린 것이
도합 셋이다.
암컷은 당연히 하나 밖에 없다.
수컷은 암컷보다 살이 뻐세기(뻣뻣하고 질기다) 때문에 이왕이면 찰지고 씹는 맛이 좋은 암컷을 더 선호할 수밖에...
그렇다 보니 수컷은 환영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팔리더라도 암컷이 더 값을 받았다.
수컷의 '거시기'를 자르면, 암컷으로 둔갑해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었으니, 어부나 상인의 입장에서는 수컷은 별로 환영 받지 못한 선수다.
나주 영산포에서 '홍어1번지'를 하는 주인장 안국현씨는 이런 얘기를 했다.
예전 5일장 마다 홍어 장수들이 돌아다녔다.
홍어를 팔기 위해서는 '맛뵈기'라는 것이 있었다 한다.
몸체의 살점을 떼내기는 아까웠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거시기'였다는 것이다.
어차피 '달려있어도 환영 받지 못하는 거시기'를 미리 떼내어 놓았다가, 살 사람들에게
현장에서 한 점씩 맛보게 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잘리는 신세'는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뭍에 나오기만 하면 '잘리는 신세', 그랬으니 '만만했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사람들 사이엔 "만만한 게 홍어좆" 이란 말이 소통되었다.
ㅡ모셔온 글입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