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그 아름다움의 씨앗
소설가 석 도 익
가뭄과 뙤약볕이 공존하는 6월의 끝자락 잿빛 하늘아래, 이른 봄부터 바쁘게 설쳐대며 꽃을 피우기 분주했던 초목들은 온 힘을 다했던 꽃피우기를 더워지기 전에 마무리 하고 씨앗 생산과, 자신의 몸집 성장에 몰두한다.
봄에 꽃을 피우지 않은 초목들은 힘겨운 여름을 피해 시원한 바람 불 때 부지런히 꽃 피우려고 뒤로 미루고 다 같이 키 크기로 경쟁하는 계절 “열매가 열린다하여 여름이라는, 더위로 익어갈 즈음인데도 급하지 않은 듯 늦장을 부리다가 뒤늦게 싹을 틔워낸 무궁화는 자라 오르는 여린 새순에 꽃 봉을 쉴새없이 달아 올린다.
모두가 힘들어 꽃피우기를 멈추어 버린 무더운 한 여름 오직 무궁화만이 일편단심으로 강인함을 과시하며 피를 토하는 열정으로 100여일 간의 여름을 씨앗을 생산하기 위한 꽃 중에 꽃 아름다운 무궁화는 피고 또 피운다.
태어난 한 곳에서 일생을 살아야 하는 식물에게 소원이 있다면 꿈에서라도 한번 움직였으면 하는 것이리라.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식물은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없음으로 그 원을 자신의 씨앗에게 풀어주려고 씨앗을 진화시켜왔을 것이다.
바람에 잘 날려 멀리멀리 날아 좋은 곳에가 잘살라 하고 날개나 털을 달아주고 물에 잘 떠내려가게 돗을단 배같이 만든 씨앗이며, 잘 굴러가게하기 위해 동글동글한 씨앗이며, 새들이나 짐승들이 잘 먹고 가서 배설해주도록 맛있는 과육으로 덮어준 씨앗이며, 가지가지의 방법과 묘기와 자연을 이용하여, 자신이 움직일 수 없음을 대신하여 씨앗에게 멀리 떠나가서 잘살게 하려고 한다.
피고 또 피어나는 무궁화 역시 꽃잎이 다시 오므려져 꽃 봉우리로 낙화하고 난 씨방은 다시 씨앗봉우리로 커지며 녹색의 씨앗봉우리 안에서 부지런히 씨앗은 영글어 간다.
푸르던 잎이 소임을 다하고 하나둘 낙엽지고 성성한 가지 끝에는 갈색 씨앗봉우리 만이 소담하게 매달려 씨앗의 분가를 시작한다.
늦가을에 메마른 바람에 씨앗봉우리가 서서히 말라 5쪽으로 갈라지며 안에는 한쪽에 두 개의 씨방에는 5~8개 씨앗이 나란히 누워 밖에 세상을 구경하고 있다. 씨앗은 타원형으로 모서리 부분에 짧은 털이 둘러 돋아있다. 아마도 조금이라도 더 멀리 날아가 좋은 곳에서 살아보라는 모성의 염원으로 붙여진 날개일 것이다.
메마른 날씨에 바람이 불면 씨방에 나란히 누어있던 씨앗은 하나둘 날려 그리 멀리 못가고 떨어지고 비 내리는 날은 씨앗봉우리는 다시 불어서 오므리려 자동으로 씨앗은 안에 갗이게 됨으로 다시 맑은 날을 기다리기를 오래함으로 무궁화 씨앗봉우리는 다음해 새 꽃이 필 때까지 나무에 오래 매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은근과 끈기로 대표되는 무궁화는 씨앗의 발아율이 숲에서는 약하며 다행하게 풀이 없는 땅이라서 씨앗이 발아되어 자란다고 하더라도 생명역이 강한 잡초나 나무들과는 자라는 속도가 느리고 약해, 경쟁에서 뒤쳐짐으로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모자라므로 그 많은 꽃을 피워 엄청난 씨앗을 날렸음에도 자생하지 못함으로,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사랑받아야 하고 보호해야 할 무궁화 나무다.
'나라꽃 무궁화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궁화 심포지엄 (0) | 2019.07.27 |
---|---|
신문기사 (0) | 2019.07.24 |
조선독립 청녀단 선언서 (0) | 2019.03.29 |
무궁화 나무 팝니다. (0) | 2019.03.03 |
무궁화 (0) | 2019.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