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스크랩] 기막힌 역설

돌 박사 2014. 8. 5. 12:49

逆說 ' 보기드문 '글' 傳載 

 

1999년 미국 콜로라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평소 따돌림을 당해 온 두 학생이 교사와 급우 등
13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총기사건이 발생했다.
4월 20일, 하필이면 살인마 히틀러의 생일이었을까.

이 끔찍한 사건 직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제프 딕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시대의 역설’이라는 칼럼이 올라왔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라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적게 책을 읽고, 텔레비전은 너무 많이 본다
가진 것은 몇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말과 글은 넘쳐나서 홍수를 이루지만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서 혼란만 가중한다

 

생활비를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리고

인생을 사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깨우치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다
외계를 정복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는 더 늘었지만 책임은 더 줄어들었다

 

키는 커졌지만 인품은 왜소해지고
세계 평화를 더 많이 얘기하지만 전쟁은 더 많아지고
여가 시간은 늘어났어도 마음의 평화는 줄어들었다

 

이 칼럼은 딕슨의 글이 아니라
미국 시애틀의 한 대형 교회 목사인
밥 무어헤드의 설교로 알려졌는데,
실은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글에 여러 사람이 한두 줄씩 보태고 있다는데,
나도 어쭙잖게 몇 줄 덧붙여볼까 한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삶을 성찰하는 시간은 도리어 짧아졌다.

인터넷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검색하지만
제 마음속은 한 번도 살피지 않는다.



정치문화·대중문화·오락문화에 음주문화·시위문화까지…,
문화라는 말은 흔해졌지만
진정한 문화를 만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본인이나 아들의 병역문제가 투명하지 못한 고위 공직자들이
힘없는 서민의 아들딸에게 휴전선을 떠맡기고
짐짓 국가안보를 걱정한다.



거리에서 터지던 최루가스는 국회 안에 뿌려지고,
국회의원들의 집회는 거리의 천막에서 열린다.

 

“NLL(북방한계선)"에서 한·미 훈련하면…
북한이 쏴야죠.” 연평도 포격 3주년에
정의구현사제단의 원로신부가 내뱉은 말이다.

 

대한민국 헌법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가
대한민국 헌법체제를 찾아 탈북한 동포들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이 DNA와 첨단기법으로 사실를 확인해도
유비통신을 더믿는 사람들이 더많다는 통계도있다.



국가를 위해 목숨바친 장병들보다
교통사고 희생자에게 더 관심을 갖어달란다


전과자에다 국가전복을 줄기차게 추구하는
신앙의 자유를 말살하는 수령체제의 반성없는 맹신도에게
종교지도자란 분들이 나서서 자비와 용서를 탄원한단다.


희망버스가 달려가는 곳곳마다
지역 주민과 영세 상인들은 실망의 한숨을 쏟아낸다.
이 우울한 역설들이 국민을 서글프게 한다.

 

남을 탓할 겨를이 없다.
우리 안에 유전자처럼 단단히 틀어박힌
모순부터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무어헤드 목사는 성추문에 시달리다가 교회를 떠나야 했다.
영혼의 오염을 개탄하며 ‘우리 시대의 역설’을
설교했다는 성직자가 말이다.

 

그야말로 기막힌 역설 아닌가.
그러나 어찌 그 사람뿐이겠는가.
우리 스스로가 역설투성이요, 모순덩어리인 것을….



출처 : 화양의 예맥 (한국문인협회홍천지부)
글쓴이 : drdol(돌박사) 원글보기
메모 :

'사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리랑  (0) 2014.08.14
심심할 때  (0) 2014.08.13
사막 (desert)  (0) 2014.07.26
한글 그림그리기  (0) 2014.07.02
[스크랩] 봄봄 김유정 소설  (0) 201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