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할 일도 없다
"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위에 섰다."
(* 2023. 11. 21. 윤석열 대통령을 국빈으로 맞이하는 만찬장에서 영국 왕 찰스 3세가 만찬사에서 인용한 윤동주의 詩이다/ " " 안의 부분이 인용되었다 )

■ 가장 넓은 길 / 양광모 ■
살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원망하지 말고
기다려라.
눈이 덮였다고
길이 없어진 것이 아니요
어둠에 묻혔다고
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묵묵히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우다 보면
새벽과 함께
길이 나타날 것이다.
"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 2023. 11.16. 실시된 2024학년도 대학입시 수학능력 시험에서 필적 확인 문구로 이 詩의 마지막 " " 안의 부분을 쓰게 했다. )
** 두 편의 詩 모두 2023년의 역사에 기록되는 詩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