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만족 불감증시대

돌 박사 2023. 9. 26. 19:31

    만족(滿足)불감증 시대

    소설가  석 도 익

  피곤할 때 쉽고 간단하게 피곤한 몸을 풀어주기 위한 방법으로 족욕(足浴)이 있다. 이는 한의학에서 상체로 열이 오르고 하체가 차가우면 병이 온다는 것에 근거하여 발을 따뜻하게 해서 상체와 하체의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족욕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좋다고 하는데, 보통은 따뜻한 물로 한다.

족욕은 반신욕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반신욕보다 반응이 약하고 느리게 오긴 하지만 간편하고 물을 많이 쓰지 않아서, 혹은 욕조가 없을 때 선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두 발을 따듯한 물에 담그는 족욕은 발을 따뜻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족욕을 하면 발의 혈관이 확장돼 상체와 하체의 혈액 순환이 잘 이루어지고, 머리도 맑아진다. 또 가벼운 감기, 두통,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면증, 신경쇠약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고 근육이 이완되어 혈액순환을 돕고 피로 회복에 효과도 있다.
족욕의 뜻은 발을 목욕시키는 것이지만 거기에도 욕심이 더해져 발만 담그는 것이 아니라 효과가 더 있으라고 다리종아리까지 담근다. 여기 까지는 바지를 벗지 않고 걷어 올리기만 해도 된다. 그러나 여기서 욕심을 더 내서 물이 다리무릎 위까지 차게 된다면 유속이 빠른 물길에서는 넘어질 수도 있어서 불안을 느끼게 되고, 아래의 옷이 젖기 때문에 옷을 벗어야 한다. 욕심을 부려서라도 더 얻으려면 내가 가지고 있던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이치도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물이 가슴까지 차오르면 몸 전체에 숨구멍이 막히니 압박을 받게 되어 숨이 가빠오기 시작한다,

사람의 오관은 아래에 두 개 있으나 몸에서 내보내는 기관이며, 여기에는 괄약근(括約筋)이 있어서 물이 들어올 수 없게 관을 닫아놓고 있으니 다행이지만, 위에 있는 입 코 귀는 열려있는 관이기 때문에 물이 여기까지 차오르면 몸속으로 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서 지나친 물욕(物慾)때문에 익사할 수도 있다.

물에 발을 담가서 몸을 치유하려고 하는데 물이 발목까지 찼다. 고하는데서 유래된 만족(滿足)의 어원으로 흔히 쓰고 있는 말이다.

물이 발목까지 찼으니 만족이다. 이 만족은 욕구가 충족되었다는 상태나 느낌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처해진 상황을 받아들인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며, 행복보다는 더 부드럽고, 스스로를 절제하는 형태가 아닐 수 없다.

만족은 조금도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여 흡족함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 분량이나 요구 조건이 모자람이 없어 더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 라는 말도 된다. 그러므로 만족은 행복감을 만드는 원천이다.

그러나 어디쯤 얼마만치가 만족을 느끼는 선인지 모르는 불감증을 유발하는 욕심은 끝이 없어, 더 먹고 체하고 빨리 가려다 사고 나고 높이 오르려다 떨어지고 더 벌려다 사기 맡기 일쑤이니 긍정은 무뎌지고 부정에 민감해져있는 불신과 만족불감증시대에 살고 있다.

나랏일 해야 할 사람은 청렴해야 하는데 인사청문회에 비추어지는 이력으로는 하나같이 청백리를 원하는 바늘구멍에 들어갈 수 없는 쥐 같은 사람들만 허다하다.  

발만 담가도 만족(滿足)인데 그 이상을 바라고 더 가지려하니 어디까지의 선이 만족인가? 결국은 만족을 모르고 계속 욕심을 부리다 그 욕심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익사하기도 하는 삶이 모두가 아니었으면 한다.

'사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여인  (1) 2023.10.24
나비 그려 날게하기  (1) 2023.10.02
밥 이야기  (0) 2023.09.22
인생은 달리는 백마  (1) 2023.09.19
20/80 의 법칙  (0) 2023.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