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빌려온 좋은글

동행

돌 박사 2022. 3. 13. 07:15


? 마음의 길동무

"낙타는 사람을 배신하는 짐승이라서 수천 리를 걷고도 지친 내색을 않다가 어느 순간 무릎을 꺾고 숨을 놓아버리지..."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中에서   ​

무겁디 무거운 짐을 등에 가득 지고 가면서도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고 힘들다고 까탈 한번 부린 적 없이 그저 묵묵히 주인을 따라 걷다가 갑자기 쓰러져 마지막 숨을 거두어버리는 낙타에게 고맙고 안쓰럽다고 위안의 말을 건네지는 못할망정 사람을 배신하는 짐승이라며 원망을 하다니...

낙타에게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들은 단순히 낙타와 사람의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황량한 사막의 둘도 없는 동반자였기 때문이다.

함께 고행의 길을 건너는 소중한 "길동무"였기 때문이다. 

그 악조건의 사막을 건너는 둘의 마음이 오죽 했겠는가?
정말 금방이라도 주저앉고 싶은 생각이 어디 한두 번 들었겠는가?
힘들 땐 힘들다고 내색이라도 할 일이지... 버거우면 버겁다고 잠시 멈추기라도 할 것이지...

그 고되고 황막한 길을 아무렇지 않은듯이 처연하리만큼 당당한 모습으로 함께 가더니, 
느닷없이 쓰러져 숨을 거두어버리면 홀로 남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유일하게 모든 것을 의지하던 길동무가 쓰러졌으니 이제 그 고난의 길을 어떻게 혼자서 헤쳐나가란 말인가? 

그래서 그는 황망하다 못해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제 목숨조차 돌보지 않고 그 힘든 여정을 오로지 참고 버티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던 낙타에게 홀로 외톨이가 된 그 길동무는 밀려오는 두려움과 공포심을 떨쳐내고자, "배신"이라는 말로 온통 그 책임을 낙타에게 뒤집어 씌우고 싶었으리라.

동행이란 함께 간다는 뜻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같이 하겠다는 뜻이다.

아무리 고되고 아무리 멀어도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뜻이다. 

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늘 길동무를 만난다.
어떨 때는 잠시 만났다 헤어지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사막과 같은 멀고 험한 길을 함께 가야 할 때도 있다. 

그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동행"이란 늘 상대를 바라보야야 한다.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고 서로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그리하여 서로 얼마나 고된 길을 함께 가고 있는지 서로 긴밀히 알아야 한다. 

침묵하고 희생하고 참고 내색하지 않는 것은 일견 동행하는 길벗을 힘들게 하지 않아 미덕처럼 보일지 모르나, 바로 그것이 어느 순간 느닷없이 길동무가 사라져버릴 때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거친 사막에 홀로 내핑개침을 당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동행자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

지금 그대 곁에 인생의 길벗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의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라.
지치고 힘들면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게 하라.

그 힘듦과 아픔을 손수 어루만져 주어라. 
먼길을 함께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지 않도록 세심히 챙겨라.

그를 위하여 그리고 그대를 위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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