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칼럼>
돈 이야기
소설가 석 도 익
개도 안 먹는 돈이라고 하면서도 돈에 목숨을 걸기도 하며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가 좋다고들 한다.
돈으로 안되는 게 없다고도 한다. 돈으로 충성하고, 돈으로 효도하고, 돈으로 사랑도하고, 돈으로 죄도 면하고, 돈으로 용서받을 수 있으니 과히 황금만능의 시대라 아니할 수 없다. 현실에 모든 물적 영적가치까지 돈으로 평가하고 셈하는 시대다.
단돈 몇 만원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유명연예인 (머라이어 케리(Mariah Carey·42 )의 다리에 보험금은 10억 달러(약 1조 715억원) 이란다. 이러하듯이 빈부를 가르고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사람을 부리고 있는 돈의 역사도 깊다.
돈을 만든 지폐는 단지 종이이고, 주화는 금속일 뿐이지만, 그 가치는 끝이 없다. 돈의 역사는 곧 거래의 역사이다. 수천 년 전에 사람들은 필요한 다른 물건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이 쓰고 남은 물건들을 서로 바꾸었다. 이러한 물물교환 제도는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왔는데, 사실 이 제도는 거래가 자유로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물품을 서로 교환하는 물품의 가치가 서로 다름으로 거래를 공평하게 하기위해서 다양한 대체 물건들-보리, 소금, 구슬, 금, 은 등-이 물품을 거래할 때 지불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결국 ‘돈(화폐)’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초기에 사람들이 돈으로 사용한 것은 소금을 비롯하여 조개껍질, 가죽, 옷감, 동물 뼈 등의 입거나 먹을 수 있는 물품이었다. 특히 조개껍질은 화려함과 견고성 때문에 기원전 3천년경 부터 돈으로 쓰여 왔고 돈과 관련된 한자말에는 조개 패(貝)자가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기자조선에서 자모전(子母錢)이라는 철전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마한에서 기원전109년에 동전을 처음 주조 하였으나 삼국 시대까지는 금속 주화 보다는 쌀과 베를 중심으로 한 곡화(穀貨), 미화(米貨), 포화(布貨) 등이 널리 쓰였다. 본격적인 돈에 관한 기록이 나타나는 때는 고려시대 부터이다. 또한 화폐를 '돈'이라 부르게 된 데에는 돌고 돈다.'는 데서 '돈'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 둘째는 엽전 열 닢을 한 돈으로 부른 화폐 단위에서 유래 되었다는 설, 그리고 약이나 귀금속의 무게를 재는 중량단위인 '돈중'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돈은 한글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줄곧 ‘돈’이라고 표기되었고, 어형의 변화가 없었다.
‘돈 놓고 돈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돈은 노력을 한다고 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밑천이 있어야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밑천을 굴려 돈을 버는 과정에서 온갖 비리가 생겨날 수 있다.
‘돈에 침 뱉을 놈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 많은 돈을 셀 때는 손가락에 침음 묻혀가며 센다. 모두가 돈을 좋아하면서도 돈 많은 사람을 존경하지는 않는다. 특히, 돈을 벌어 모으기만 하고 쓰지는 않는 구두쇠·자린고비·수전노 등은 비난과 풍자의 대상이 된다. 돈은 벌기보다 쓰기가 더 어렵다고 해서, ‘돈은 더럽게 벌어도 깨끗이 써라,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라고 한다.
돈에는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일하고 노력한 만큼의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돈의 가치만큼 써야 된다. 노력도 일도하지 않고 얻어진 돈이라든가 일한 대가보다 더 많이 받은 돈은 그 가치를 알지 못함으로서 그 돈을 가치 없이 쓰기 때문에 낭비일 뿐이다. 흘러넘침은 모자람보다 못한 것이 경제의 원리다.
나라에서 관리를 뽑고자 청문회를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이 재산축척 부분에 논란을 보게 되는데, 이토록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벌고 쓰는 일 하나도 바르게 하지 못하는 것에 이해할 수 없지만, 모두가 그러하니 오히려 그런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는데 주의해야 할 것이다.
돈에 집착하지 말아야 사람의 도리를 바르게 지킬 수 있다는 교훈도 여럿 있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교훈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최영(崔瑩)에게 남겼다 하여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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