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경술 국치일과 광복절이 있다.
아들아, 다가오는 8월 29일..우리는 이 날을 경술국치일이라 부른다.
경술년 1910년 이날에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다시없을 그 수치를 당했었다.
그리고 일제 치하 36년을 견뎌 1945년 8월 15일, 드디어 우리는 일제의 속박에서
벗어나 나라를 되찾았다.
그래서 우리는 8월 15일, 이 날을 빛을 찾은 날, 광복절(光復節)이라 부른다.
1910. 8. 29. 경술국치
광복절과 경술국치일이 함께 하는 이 8월은 마땅히 우리가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보고
나라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 그 나라를 찾기 위해 피를 흘려 싸운 선열들의 뜻을
마땅히 헤아려야 한다.
아들아, 8월..광복절과 경술국치일에 대해 생각하며, 또 그 의미를 곱씹어야 할
말이 있다. 기분 나쁘고 섬뜩한 말이겠으나,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꼭 들어보고
알아야 할 말이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朝鮮)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日本)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조선인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安倍信行, 1875~1953)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아베 노부유키
1945년 8월 일제 패망 직후, 일본의 마지막 총독이었던 아베 노부유키가 미군에 대해
항복문서에 서명하고 나오며 마지막으로 남겼다고 전해지는 악의에 찬 망언이다.
아들아, 그러나 그 망언(妄言)도 제대로 새겨 들으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마치 입에 쓰디 쓴 약이 몸에는 좋다고 하는 말처럼 말이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된다.
아베 노부유키의 말.. 맞다.
그의 말대로 1945년 8월 15일 해방(解放)은 일제가 패전한 결과로 주어진 것이나,
우리가 승리한 결과로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1945. 8. 15. 해방의 순간
우리는 오랫동안 일제를 상대로 끈질기게 싸워 왔음에도 국제사회에서 연합군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세계 2차 대전에서 연합국의 승전이 눈 앞으로 다가왔을때 미국과 소련, 중국은
정상회담을 가졌고, 우리의 독립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루즈벨트와 소련 스탈린에게 우리는 일제에 함께 대항해 싸운 동맹이
아니라 일본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았고, 그러기에 우리의 국권회복에 대한 열망,
우리 민족의 뜻은 그들에게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아들아, 그래서 우리는 남북분단의 비극을 맞게 된 것이란다.
명백히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의 뜻이 중요했을 뿐.
두 강대국의 횡포였으며..
일본이 아닌 우리가 남북분단의 비극을 맞게 된 것에는 일본의 농간도 있었고,
미국과 소련의 세력을 등에 업고 놀아난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도 있었음은
분명한 사실이었지.
아베 노부유키가 말한대로 그렇게 우리는 남북으로 나뉘어 오랫동안 대립해 왔고,
그 뒤엔 일본을 비롯해 여러 강대국이 남북간의 대립을 조장하고 이용하고 있었지.
이것은 중국도 마찬가지..미국과 러시아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서로 대립하고 싸우는 듯 보여도 통일되고 강한 한국을 원치 않는다,
지금의 분단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그들에겐 이익이라는 것에는 하나같이
똑같은 입장이다.
겉으로 보이는 외교적 수사에 순진하게 속아서도 믿어서도 안된다.
미국 덕분에 해방되고, 미국 덕에 한국전쟁 때 적화(赤化)안되고 살아 남았고,
미국 덕분에 경제성장하고 선진국 되었다고.. 미국은 은인의 나라라고
어르신들이 그러시더구나.
맞는 말씀이지.
그런데 왠지 7년 조일전쟁 후에 선조가 명나라한테 했던 말하고 태도가 비슷하지
않느냐. 그럼 그 해악이 어떠했는지 떠올리는 것도 어렵진 않겠구나.
그리고 그 신성시하는 미국이 1871년에 느닷없이 쳐들어와서 신미양요를 일으켰고
강화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많은 이들이 죽었던 것은 왜 기억 못하시는 건지..
1904년 가쓰라-태프트 조약으로 자신들은 필리핀 차지하고 일본은 우리나라를
차지하라면서 거래했던 것은 왜 기억 못하실까.
해방 후에 우리의 뜻은 무시하고 강대국의 횡포로 남북분단의 역사를 만들었던 것은
왜 기억 못하실까.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두 주역
그리고 정확히 말해..1945년 8월에서 9월사이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과 소련군은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으로서 왔다. 즉, 그들은 우리를 일제로 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온 것이 아니란 말이다.
어르신들은..그 사실을 잊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빠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미국이 나쁜 나라다 그런게 아니라, 미국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그런 근성을
버려라. 바로 이것이지.
그것은 중국도 러시아도 그리고 일본도 마찬가지인 것이야.
우리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다면 그들은 우리를 위해주지 않을 것이며,
우리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일들을 마음대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우리에게
강요할 것임을잊지 말라는 것이지.
이미 충분히 당할 만큼 당하지 않았더냐. 이제는 좀 깨어나야지.
강대국의 위세를 등에 업고, 은연중에 우리를 위협하고 겁박하며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 등에 업은 강대국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자..
이들이 가장 나쁘고 위험한 자들이다.
을사오적, 이완용이 바로 그 표본이다.
그리고 아베 노부유키의 말대로 일본은 악의적으로 오랫동안 주도면밀하게 우리 민족의
정신과 역사를 오염시키는 교육을 해왔고, 그 여파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
아들아, 1945년 8월 광복하고 1948년 8월 정부수립했다만, 그 혼란스런 시대에서
우리 선조들은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 친일파 청산에 실패했었다.
여기에 대해선 일본의 농간과 미국의 우리나라와 민족에 대한 무지, 그리고 민족과
나라의 대의보다는 일제 부역했던 자들을 자신의 세력기반으로 삼아 자신의 권력을
다지는..권력욕에 사로잡힌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그의 추종자들.
또 몰라서 그리고 힘이 없어서 그들에게 놀아난 그때 우리들 스스로의 과오 때문이었다.
친일파는 어느 순간에 친미파로 변신하고, 또 반공투사가 되어 그대로 우리 사회의
상층부를 형성하고 이들이 권력과 부를 그대로 이어 받았다.
반면에 독립운동가의 후예들은 해방된 조국에서도 여전히 가난과 핍박을 받아
고초를 겪어야 했지.
오죽했으면 독립운동하면 삼대(三代)가 망한다는 말이 생겼났겠느냐.
가슴 아픈 것은..이말이 실제로도 그랬다는 것이다.
잘못된 역사는 지나간 것이고 껄끄러우니 그냥 덮고 그냥 가자는 말이 통해선
안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으려는 그런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이웃나라인 일본과의 우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직시하고
제대로 된 관계를 정립해 나가는 것이 아니겠느냐.
잘못된 과거를 덮어놓고 미래만 보자는 것은 양국간의 거짓된 관계, 잘못된 관계의
출발점이며, 불행한 역사를 반복할 수 있는 불씨를 남겨두는 것에 다름아니다.
그런 잘못을 다시 반복해선 안된다는 것이야.
이것이 일제치하에 피흘려 싸우며 되찾고자 했던, 되찾아서 후손에게 전하려 했던
광복 후에 우리가 그렸던 정의롭고 바로 선 우리나라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또 일제가 심어놓은 식민교육의 폐해는 생각 이상으로 뿌리 깊고, 그 생명력이 길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통해 우리가 근대화되고 더 잘살 수 있게 되었다는 식의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며 진실을 호도하고 역사를 모욕하는 자가 아직도 존재한다.
그들은 그들의 과오를 덮고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역사를 교묘하게 축소하려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폐기된 국정역사교과서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 일명 건국절 논란이고 이들이 주장하는 역사를 쓰려고
시도했던 것이 바로 얼마전 국정교과서 사건이었던 것이란다.
정당하지 못하니 권력과 온갖 사수를 동원했지만, 결국은 좌절시켰다.
아직은 이 사회에 건강한 상식과 정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것은 앞날을 위한 작은 희망의 불씨인 셈이지.
광복 후 70년이 넘은 지금도 그 식민교육의 폐해가 남아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의 말대로 식민교육의 위력이 총칼과 화포보다 강하다는 것은 맞는 말 같다.
아들아, 그러나..말이다.
우리가 옛 역사를 잊지않고 제대로 배워서 정신이 살아 있다면, 아베 노부유키가 한
망언의 뒷부분은 틀린 말로 만들 수 있다.
아베 노부유키의 망언을 확실히 망언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겠느냐?
일제의 노예로서 삶을 살지 않으려면,
또 실제로 아베 노부유키가 아니면 그의 후예가 다시 이땅에 돌아오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역사를 제대로 배워둬야 한다.
그래야 일본의 식민교육 노예가 되지 않고,
그들의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 보고 대비할 수 있다.
아들아, 아빠 생각에 일제(日帝)가 우리에게 심어놓은 가장 나쁜 것은..
바로 목적과 결과만 좋다면, 그 과정은 정당하고 정의롭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이다.
살아남는 것이 정의이고, 강한 자가 정의이다..이런 사고방식이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세상은..
결코 정의롭고 모두가 살기좋은 그런 세상일 수 없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면 현재에 또 그 잘못을 반복할 것이고, 그 잘못이 쌓이면 미래에
또다시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겠지.
아빠가 그래서 늘 역사를 배우고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란다.
마지막 광복군, 전 고려대 총장 김준엽 선생
마지막 광복군이셨고, 교육자로 민족의 사표(師表)가 되어 주셨던
김준엽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현실에 살지말고, 역사에 살아라.'
'긴 역사를 볼때 정의(正義)와 진리(眞理)와 선(善)은 반드시 승리한다.'
'펌 > 빌려온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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