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이신 할아버지 할머니와 어머니의 아버지, 어머니이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사람 사는 얘기와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나 또한 자식과 손자손녀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하는데 기회를 잃었다. TV와 전자 게임에 자식들을, 최첨단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손자 손녀마저 빼앗겼다. 애들은 기계하고 놀고 보고 들으니 어른들과는 소통의 부재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사는 데 바쁘다고 미루어 두었던 이야기들, 아이들이 어려서 들려주지 못했던 격랑의 세월 이야기, 공부에 방해될까 숨죽여 싸 두었던 사람 사는 이야기들, 밥상머리에서 출근하고 학교 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할 수 없어 예절 이야기도 내려놓았었다.
왜 일본을 왜놈이라 했는지, 동족상쟁의 6·25는 누가 일으킨 전쟁인지 알려주지 못했다. “보릿고개가 어디에 있는 고개냐?” “배고푸면 라면이라도 먹지 왜 굶었느냐?”며 묻는 세대들에게 “그때는 그랬다.”고 제대로 이야기해 주지 못했다.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어야 하는 그 시대의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아 단절된 현실은 세대 차이를 멀게 떨구어 놓았다.
영화로 드라마로 간혹 조명되었지만 현세대들은 한낮 영화나 드라마로 재미삼아 보는 작품으로만 생각하니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정치적 논리가 아닌 문화적 평론이 아닌 우리가 살아온 지난날 삶에 질곡의 발자취를 이야기해 줌으로써 다음 세대들과 세대차를 줄이는 소통의 문으로 이용되었으면 한다.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