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회전교차로에 정서를 심자.

돌 박사 2016. 1. 23. 21:26

 

 

2016-01-23 오후 12:25:00 입력 뉴스 > 홍천뉴스

[석도익 칼럼] 회전교차로에 정서를 심자



날이 갈수록 교통량은 늘어만 가는데 도심 속에서 방향을 바꾸어 서로 건너가야 하는 여러 방향의 갈래 길인 교차로를 진입하는 운전자는 누구나 자기가 가야할 방향에 신호등 불빛을 바라보면서 파란 신호등이나 화살표 좌회전 신호가 바뀔까 조급해하며 속도를 줄여야 하는 곳인데도 오히려 가속해 달리는가 하면,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급출발하기 일쑤다.

 

 

                                 소설가  석 도 익

그러므로 안전을 위하여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서의 사고는 전체 교통사고의 50%를 넘고 있으며. 오히려 참혹한 사상자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대륙적 기질이 적어 다급한 마음은 짜장면을 방금 시켜놓고도 왜 안 나오느냐고 재촉하는 바쁜 민족인지라 교차로에서 빨간 신호등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어야하는 시간은 짜증으로 이어지기 십상이고 있던 여유로움도 조급증으로 바뀌어져 일상생활에 좋지 않은 기운으로 쌓이기 쉽다.

 

이처럼 위험스럽고 삭막하며 조급증까지 불러일으키는 교차로에 갈 길을 막고 있는 답답한 신호등에 둑을 허물고 사통팔달로 자동차를 물 흐르듯이 만들어놓는 것이 회전 교차로다.

 

회전교차로는 도로의 평면 교차방식의 하나로 1960년대 영국에서부터 만들기 시작하였다. 과거에는 미국식으로 로터리(rotary)로 불리기도 했다. 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자 교차로 대신 도로가 서로 만나는 가운데에 교통섬 두고 길을 원형으로 만들어서 차들이 시계가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도록 한 것이다.

 

로터리에 비해 크기가 작아서 차들이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멈추지 않고 진행하여 자기의 방향으로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신호등이 필요 없어 비상 상황에서도 교통 혼잡을 피하고,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신호에 따라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차량흐름이 원활하게 된다. 서 있는 시간이 없으므로 연료가 절약되며 이산화탄소를 뿜는 양을 줄인다. 맞은편에서 오는 차와 바로 충돌할 우려가 없으므로 교통사고를 많이 줄일 수 있다. 또한 교통섬을 아름다운 녹지로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우리 고장에도 의회 앞에 이어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버스터미널 앞 교차로를 얼마 전에 회전교차로를 만들어 놓아 막히던 교통흐름을 뚫어놓았으며 이곳 교통섬에는 아마도 시원한 물이 솟구치는 분수대를 설치하고 아름다운 조명시설을 한 것 같이 보인다. 그렇다면 무더운 여름에 운전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눈을 청량하게 해줄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회전교차로를 건설할 계획이라니 교차로 중앙인 교통섬의 시설이나 조경만큼은 조금 더 연구하고 깊이 검토해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수대에서 뿜어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를 보며 회전하여 지나가는 운전자나 주위의 풍광 또한 여름이면 금상첨화같이 좋겠지만 겨울 같은 경우에는 가뜩이나 삭막한 교차로를 더욱 썰렁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시설비와 관리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인위적이고 딱딱한 시설보다는 교통섬 중앙에 아름다운 큰 소나무를 심고 그 주위에 무궁화의 고장답게 잘 자란 무궁화나무를 심어놓는다면 사철 푸르른 소나무는 우리고장에 젊은 도약의 기상을 드러내고 무궁화의 백단심 홍단심 꽃이 일백 여일을 피어나 무궁화 중심도시 홍천에 애국의 얼이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새겨질 것이다.

 

“꿈에 그린 전원”을 지향하는 우리고장은 삭막한 도심 속 교차로에 서도 자연이 숨 쉬는 푸른 기상과 아름다운 정서가 메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어 잠시라도 여유로움과 풍요를 선물하는 회전교차로를 많이 건설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