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정치인들의 방황

돌 박사 2012. 11. 6. 11:39

2012-11-05 오전 8:44:15 입력 뉴스 > 칼럼/사설

<문인협회 석도익 회장 칼럼>정치인들의 방황



남북 경협이 물고를 트고 잘되어갈 무렵 운 좋게 개성을 가 본적이 있다.

 

처음으로 북녘 땅에 발을 디디게 되는 설렘보다는 예부터 명망 있던 개성 뜰에는 청보리 패는 계절인데도 많이 심겨진 보리가 땅이 척박해져 이삭도 패지 못하고 자라기를 멈춘 들판을 바라보니 우리들 60년대 보릿고개를 연상하게 하여 가슴 시렸다.

 

우리 일행을 보며 손을 흔드는 주민들의 표정 없는 행동에서 앞이 안 보이는 북에 모든 것을 볼 수 있었고 특히 우리 일행의. 안내원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며 나누던 이야기에서 현실을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은 이명박 정부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거란다. 자기네는 남쪽에서 하자는 대로 문을 열어주고 땅도 주고 근로자도 제공해 주었는데 그런 공도 모르고 주기로 한 식량도 중단시키고 자기 멋대로 하고 있으니 너무하다는 것이다.

 

개성을 열어주고 돈벌이를 도와주는 자기네가 대단한 선심을 베푼 줄 알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원조를 중단해 버렸다고 서운하다는 말이었다.

 

선생님이 돌아가거든 잘 좀 전해달라고 한다. 나를 고위층 사람인줄 잘못알고 하는 소리겠지만 그들의 민생 현실이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정도로 시급해진 것을 느낄 수 있는 말이다.

 

“우리 남쪽에서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각계의 의견을 듣고 각 부처에 협력을 얻어 모든 것을 시행하므로 물자지원을 못하고 있는 것은 복합적인 요소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라고 해명하자 “선생 그런 말 마시라요. 이명박이 대통령 아닙니까? 라고 언성을 높였다.

 

내가 아무리 설명해 봤자 이들은 절대 군주국의 틀에서 자란 세대의 사람에게 통할 리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정당정치를 하는 나라다. 요즈음은 임기가 만료되는 대통령을 새로 선출하기 위하여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이번에도 대한민국을 바로 이끌 훌륭한 지도자를 뽑아야 할 터인데 정치인들이 안개 속을 방황하고 있어 안심되지 않는다.

 

정치가와 예술가만이 가(家)자를 뒤에 붙여 말하는 의미는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둘다 인기 직임에는 틀림없고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직업이다.

 

그러나 정치가는 그 인기만큼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인기는 없어도 짧은 정치생명의 기간에 많은 부를 축척하여 잘살고 있고 예술가는 인기가 있어야 사는데 궁하지 않다는 게 다르다.

 

정당정치를 하는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이 이제는 역사도 반세기가 넘었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뿌리내려진 정당도 없이 선거 때면 급조 하던가 헌집을 부수어 버리고 새집을 짓고 정치인들을 양산하여 세를 불리려 하는 게 정당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혹자는 먹을거리가 많은 곳으로 밥그릇 가지고 옮겨가는 철새군도 있는가 하면 정당 없는 고아로 출전해서 당선되면 집 큰 정당에서 데려가는가 하면 인기가 있어 당선확률이 높다싶으면 우대 받아가며 당에서 스카우트하기도 한다.

 

정치 생명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려고 이사 다니고 정권을 잡기위하여 상대를 흠집 내 끌어내리고 서로 국민을 위한다고 짓밟고 올라서려는 정치인들 때문에 안개정국이 되어 국민들의 시야를 가리고 있다.

 

지금 대선 예비 선거운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소속정당도 없는 사람이 인기에 밀려 출전한 후보에게 단일화를 하자고 제의하고 한쪽은 조금 더 버티기를 한다고 언론에서는 매일 톱뉴스로 전한다.

 

정당에서 어려운 경선을 통하여 후보를 내놓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밖에 사람과 단일화를 하자는 것이 아무리 정치는 그런 것이라 하더라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양자를 들인다 하더라도 어릴 때 하는 것이다. 더욱 내 아들이 있는데 양자를 들이면 집안싸움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대통령이 아무리 인기가 있고 훌륭한 사람이 된다 하더라도 혼자서 국정을 이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정치가다. 정치인은 집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닷가에서 뛰어 놀던 강화도령을 왕족이라 하여 데려다 왕으로 권좌에 올려놓았던 역사에서 우리는 무었을 얻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당장에 정권을 얻어 보려는 날렵한 정치인이 되지 말고 덕망 있고 뿌리 깊은 정치가들이 많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정윤 기자(hci2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