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는 영웅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예술인은 권력과 청치에 철저하게 이용되어 훗날에 작품은 예술적 가치로 평가받을 수는 있겠지만 예술인은 역사의 죄인이 되기도 한다.
“반도의 무희” “조선의 꽃” “동양의 진주” “한국의 아사도라 던컨” “세계적 무희” “전설의 무용가” “무용의 신” “신무용의 대모” 등은 최승희 라는 한명의 무용가를 이야기하기위한 화려한 찬사다.
최승희는 희대의 무용가이자 근대무용의 선구자로서 친일파이자 월북 예술가로서 정치권력에 제물로 일순간에 몰락한 그야말로 연극 같은 인생을 살다간 홍천사람이다.
홍천 남면 제곡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무희가 된 최승희를 기념사업화 하면서 수많은 난제가 있는 것도 우리가 최승희 라는 사람을 우상으로 선양하느냐 아니면 최승희가 몸짓과 마음으로 빗어낸 아름다운 율동의 창작품인 춤을 선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 치러진 춤 축제역시 이러한 논란으로 훨훨 자유롭게 날지 못하는 춤이 되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홍천은 역사적으로 애국충절의 고장이다. 한말 독립지사 한서남궁억 선생을 기념하는 한서문화제를 30여년 이어왔고 이제는 나라꽃 무궁화축제를 열고 전 세계를 향하여 화려하게 피우려하는데 상반된다.
또한 북한과 휴전중인 일촉즉발의 대립상태인데 국론에 저해된다는 우려에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말에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는 아리송한 말이 있듯이 최승희의 춤은 세계적인 춤의 걸작품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춤을 춤 최승희는 일본에서 또는 북한에서 그들을 위해 일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무용가 최승희기념사업회에서는 작금의 사태와 정서를 감안하고 찬반의 양론을 거쳐서 잠정적으로 춤축제를 열지 않는 것으로 한 것 같다.
짧지 않은 기간에 걸쳐 우리고장에 예술에 맥을 찾아온 기념사업회는 사상과 정치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그의 동양적 몸짓의 표출로 자유롭게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춤사위로 예술의 경지를 이루어낸 그의 예술품의 자료를 계속 수집하여 주길 바라며 홍천에서 제2 제3의 춤이 창작되어 맥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일에는 손을 놓지 말았으면 한다.
남면 제곡에서 최승희가 태어났듯이 더 많은 인재가 홍천에서 태어날 수 있는 텃밭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