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도 너무 변해버린 것을 일러서 상전벽해라고 한다. 예전에는 뽕나무 밭이었는데 바다로 변했다는 말이다. 이런 일은 흔히 있을 수 없는 일을 가리켜 허풍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현대에서는 실감나게 잘 들어맞는 말이다. 10년이 아니라 더 빨리 강산이 변하고 있다. 강산만 변하는 게 아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도 하루가 무섭게 변하고 있어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다.

지난 날 ‘산골에서 농사지어 봤자 농협 빚만 늘어난다’고 만삭인 처와 어린 아들 데리고 우마차에 이사보따리 싣고 서울로 떠나던 그 꼬불꼬불 비탈 오지 산골길로 이제는 멋진 외제승용차가 들어오고 그림 같은 펜션이 골짜기 마다 들어섰다.
지방자치마다 귀농 귀촌하는 도시 분들 유치하기 경쟁이다. 도시에서 찌든 생활을 접고 농촌에서 무릉도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시작하고부터는 농촌마을에도 음악이 흐르고, 그림이 그려지고 소설이 써지니 음지에도 볕들 날이 있다더니 맞는 말인가 보다.
이제 농촌에는 농사짓는 농민만이 사는 것이 아니다. 박사님도 사장님 회장님도 국장님 작가님도 살고 있다. 농촌에도 높고 큰 건물만 없지 있을 건 다 있다. 이런 현상을 잘만 융화한다면 정말 살기 좋은 농촌이 될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도시에서 지친 몸에 활력을 갖고자 푸른 농촌으로 찾아왔으나 화려하게 사는 이방인이라고 마음에 빗장을 풀지 않는 주민들이 있어 일찌감치 조용한 농촌에서 고독을 맛보아야 하는가하면, 도시에 불빛이 다시 그리워 아내는 도시로 가버리고 홀로 있어야 하는 귀촌은 전원의 꿈마저 악몽으로 바뀌게 되는 수가 허다하단다.
멋진 집짓고 내려와서 농사일 하겠다고 하는 하얀 얼굴만 봐도 같은 이웃으로 하기는 너무 먼 나라 사람 같아 멀뚱히 바라보기도 겸연쩍은 농촌토박이들의 마음이 닫힐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내 고장이 살기 좋다고 홍보하고 편의를 제공하여 귀농 귀촌으로 정착하게 하는 일 또한 이것만으로는 안 될 것 같다.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은 도시에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한 경력이 풍부하고 많은 지식을 축척하고 있다. 이분들의 지식과 기술 그리고 경륜을 재능기부 받아서 주민들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장을 마련하여 주자. 또한 마을 농민들에게는 농촌에서 삶의 경험과 농사기술을 귀농 귀촌 자들에게 가르쳐주도록 연결시켜 준다면 서로의 관계가 친밀해지고 보람을 공유하게 되어 이웃사촌으로 정들어질 것이다.
사람과 사람사이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충족해 줌으로서 필요한 관계로 이루어지고 그러한 관계는 가족과 같은 이웃으로 나눔의 인정으로 살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농촌이 따로 없고 도시가 따로 없이 변화될 것이고 민족 또한 따로 없는 다문화로 이루어져 가고 있는 것에 따라 더블어함께 살아가야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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